대서양 넘나들며 …미지의 삶 개척한 아메리카 원주민
대항해시대 속 또 다른 역할에 주목
단순 약자 아닌 신·구세계 중재자로
통역사·외교사절 등 다방면서 활약
노예 신분 벗어나려는 법정 투쟁 등
각종 기록 파헤쳐 잊혀진 퍼즐 완성
야만의 해변에서―아메리카 원주민, 대항해 시대의 또다른 주인공/ 캐럴라인 도즈 페넉/ 김희순 옮김/ 까치/ 2만3000원




제국을 팽창시키면서 바다 건너 지역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던 시기, 유럽인들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진기한 볼거리로 여겼다. 캐나다의 이누이트족에서부터 브라질의 투피남바족, 타바자라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수집가들의 ‘수집품 목록’에 들었고, ‘인간 동물원’이나 ‘민속학적 전시’의 대상이 되었다. 문제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구경거리로 만드는 행위가 여전히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구 박물관에 전시된 원주민들의 유해는 계속되는 송환 요청에도 불구하고 아직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유물도 유럽과 미국의 박물관에 그대로 소장돼 있다. 이렇듯 본래 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유해와 유물은 식민화와 노예화, 이주로 이어지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역사가 여지껏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자료와 유럽인들이 남긴 기록들을 샅샅이 뒤져 행간 읽기를 시도한다. 왕의 칙령은 물론 다양한 기관의 회계장부, 청구서와 영수증은 유럽을 방문한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이름과 여정, 그들 삶의 퍼즐을 완성해간다.
그간 흔히 접할 수 없었던 자료들을 토대로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유럽에 왔고, 자신이 자유인임을 호소했으며, 무슨 일을 겪었는지를 성실하게 좇는다. 그렇게 여태 알려지지 않았던 이들의 삶을 생생하게 되살린다. 때로는 참혹하고 엉뚱하며, 황당할 정도로 사치스럽고, 대담하기도 한 다양한 일화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유럽에서 일군 삶이 결코 단순하지 않았음을 증언한다.
세밀한 자료 조사 끝에 저자는 기어이 오랫동안 침묵을 강요당했던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삶에 목소리를 제공한다. 대서양을 오간 아메리카 원주민 모험가들의 이야기는 전통적인 역사의 시각을 뒤엎고 양방향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새 역사를 제안한다. 역사의 중심 인물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당당하게 풀어놓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다시 생기 넘치게 살아 움직인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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