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탄핵' 입에 올리고, '李 재판 중지법'도... 민주 '사법 불복' 역풍 우려
대법원 앞 60여명 집결 규탄
조희대 등 법관 탄핵 주장도
이재명 재판 중지법도 착수
"눈에는 눈" 실력 행사 예고
일각 사법 불복 우려 신중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 관련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판결에 허를 찔린 민주당이 2일 사실상 사법부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내란세력'으로 규정하며 법관 탄핵을 입에 올렸고,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재판을 모두 중지시키는 형사소송법 개정도 착수했다. 자칫 '사법 불복'으로 비칠 조치들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대통합을 강조하며 로키를 유지하던 민주당이 180도 공세모드로 돌아선 것이다. 진영에 불리한 판결을 내렸다고 사법부 흔들기에 나서는 이중적 모습에 수차례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이 후보의 다짐도 빛이 바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입법 독재' 프레임에 걸려 들어 여론의 역풍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도 커진다.

대법원 쫓아가 "사법 내란"... '이재명 수호법' 개정 착수
민주당은 전날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사법 내란", "사법쿠데타"라고 규정했다. 대법원이 보수 진영과 결탁해 대선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취지다.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인 박찬대 원내대표는 "대선판을 뒤흔들어 대선 결과를 바꾸고 내란을 지속하려는 조직적 공작"이라고 몰아세웠다.
이날 민주당의 '사법부 때리기'는 전방위적이었다. 먼저 민주당 의원 60여 명은 이날 대법원 앞으로 몰려가 집단행동도 불사했다. 이 자리에서 진성준 당 정책위의장은 "우리는 대법원 각성하라, 규탄한다고 외쳤지만 사실은 탄핵하자고 외치고 싶다"는 강경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후 "유죄 판단에 나선 10명의 사법쿠데타 대법관 탄핵해야"(정진욱 의원) "사법내란 조희대도 사퇴하게 될 것"(김민석 의원) 등 당내에선 법관 탄핵 발언이 릴레이처럼 쏟아졌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정청래 의원), "민주당은 풀 스윙을 하겠다. 가진 권한을 다 쓰겠다"(박주민 의원) 등 노골적 실력행사를 예고하는 SNS 글도 경쟁하듯 올라왔다.
대법원 유죄 판결을 무력화하는 관련법 개정 작업에도 착수했다.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는 후보자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모든 재판을 중지한다'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착수한 것이다. 이 후보가 유죄 취지의 판결을 받은 지 하루 만의 속도전으로 사실상 '이재명 수호법'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대한민국에 법치가 없어지는 것"(유상범 의원) "전대미문의 입법농단"(신동욱 의원) 등 비판이 나왔지만,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독주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후보가 연루된 공직선거법 혐의 자체를 없애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박희승 의원은 지난해 11월 공직선거법에서 ‘허위사실 공표죄'를 삭제하고, 당선 무효형 기준금액을 기존 1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법안을 상정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한 재판 중지에 이어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이 후보를 '셀프 사면'하려는 복안이다.

민주당 일각 "국민 여론 살펴야" 신중론도
민주당은 사법부의 노골적인 대선 개입을 바로잡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란 입장이다. 선거대책위 핵심 의원은 "대법원이 정치적 판결을 했으니 우리도 정면 돌파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율사 출신 민주당 의원도 "이 후보 사건을 담당할 고등법원에 '정치적 판결을 피하라'는 신호를 주기 위해서라도 강경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다만 당내에서도 민주당의 독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 한 다선 의원은 "당은 최상목 등 탄핵 추진이 이 후보 유죄 판결과 무관하다고 하지만, 국민들이 동의하는지는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율사 출신 의원도 "재판부가 다시 이상한 행동을 하면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도 "지금은 차분하게 국민 여론을 살필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대응을 강조했다.
사법부도 "최고법원(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이날 국회 법사위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사건의 결론 여하를 떠나 최고 법원의 판결과 법관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이 필요하다"라며 "(사법) 쿠데타라고 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김민기 인턴 기자 alsrl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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