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대행 첫날…정족수 논란에 국무회의 무산될 뻔

최민지.김규태 2025. 5. 3.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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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대대대행 체제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며 “대선을 한 달 앞둔 기간이기 때문에 공정한 선거관리에 중점을 두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교육부]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권한대행 임무를 맡게 된 가운데 국무회의 개최가 직전에야 결정되는 등 첫날부터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 대행은 향후 대선 관리와 관세 협상 등 각종 난제들을 총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0시 권한대행직을 승계받은 이 대행은 오전 8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며 첫 업무를 시작했다. 이 대행은 모두발언을 통해 “모든 부처와 기관이 국가 안위의 최후 보루라는 마음을 갖고 국익을 최우선으로 원팀이 돼 마지막까지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대선을 한 달 앞둔 기간인 만큼 공정한 선거 관리에 중점을 두겠다”며 “국회와 충분히 소통해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10시30분으로 예정됐던 국무회의부터 혼선을 빚었다. 정족수 문제가 발목을 잡으면서다. 헌법상 국무회의는 15인 이상 30인 이하 국무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전날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가 사직하면서 국무회의에서 의결 권한을 행사할 국무위원이 14명밖에 없었다. 이에 이 대행은 오전 10시 국무위원 간담회를 연 뒤 국무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부는 “국무위원 15명 요건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대통령령 개의 요건인 11명만 넘기면 국무회의를 열 수 있다”는 과거 법체저 해석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행정안전부도 이날 오후 “국무회의 규정은 의사정족수 모수를 ‘재적 위원’이 아닌 ‘국무회의 구성원’으로 규정한다”며 “이에 따라 의사정족수는 21명의 과반수인 11명으로, 국무회의 구성원 중 11인 이상 출석하면 개의 가능하다”는 공식 의견을 내놨다.

그래픽=남미가 기자
일단 국무회의는 열렸지만 민주당이 낸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이 대행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정족수 논란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이에 민주당이 ‘대행의 대행’이란 점을 문제 삼아 거부권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정국이 더욱 격랑 속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여의치 않으면 국무회의 무력화를 위해 ‘줄탄핵’을 재개할 공산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으로 국무위원 4인이 궐위되면 국무회의 개의 자체가 불가능해지면서 6·3 대선 때까지 국정 자체가 마비될 수도 있다. 민주당은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방송 3법 등 윤석열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도 5월 국회에서 재추진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인 만큼 불씨는 곳곳에 산재한 상태다.

정치권과 관가 주변에선 향후 이 대행 체제가 산적한 외교·통상 문제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장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인 데다가 체코 원전 수주에 따른 본계약 체결 등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이 대행이 담당해야 할 몫이 만만찮다는 점 때문이다. 교육부 내부적으로도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를 지원할 조직이나 인력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교육부는 이날 오후 김영곤 차관보를 단장으로 하는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지원단’을 서둘러 구성하고 기획·조정팀 등 관계 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 6개 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획재정부가 했던 것처럼 대행 체제에 맞게 조직을 개편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민지·김규태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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