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한의 소년문고] 우리 모두 마음 깊은 곳에 ‘톰 소여’를 간직하고 살지

미국 문학의 거장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The Adventures of Tom Sawyer, 1876)’은 출간된 지 거의 15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쾌한 웃음과 묵직한 통찰을 선사한다. 19세기 미시시피강 유역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한 소년의 성장담이자 당대 미국 중서부의 삶을 생생히 보여주는 가치 있는 기록이다.
트웨인은 어린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톰 소여라는 불멸의 캐릭터를 창조했다. 상상력이 풍부한 말썽꾸러기인 톰은 학교 수업을 빠지고, 해적 놀이를 하며, 동굴 탐험을 나서는 등 끊임없이 모험을 찾아 나선다. 거기에 톰의 친구 허클베리 핀, 사촌 메리, 그리고 첫사랑 베키 등 여러 주변 인물들이 가세해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진다.
‘톰 소여의 모험’은 미국이 남북전쟁을 치른 뒤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경험하던 시기에 출간되었다. 이런 시대적 배경 아래 순수한 시골 생활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는 표면적으로는 소년의 모험담이지만, 그 안에 인간 본성과 사회에 대한 예리한 관찰을 담고 있다.
톰이 판자 담장에 회반죽을 칠하는 대목은 그 대표적 예다. 톰은 벌로 맡게 된 지루한 담장 칠하기를 특별한 ‘기회’로 포장해 친구들에게 떠넘기고 그 대가로 여러 물건들까지 손에 넣는다. 담장 칠하기를 노역(勞役)이 아닌 특권으로 여기게 되자 톰의 친구들은 기꺼이 일을 대신 맡는다. 이 에피소드는 인간 심리에 대한 트웨인의 뛰어난 통찰을 보여주는 것으로, 마케팅과 심리학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톰 소여 효과’라는 용어를 낳기도 했다.
이 작품이 오래도록 읽히고 사랑받는 것은 아무래도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주제 덕분일 것이다. 성장통, 우정, 첫사랑, 그리고 모험에 대한 열망은 세대를 불문하고 폭넓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유머와 풍자가 녹아든 트웨인의 문체 또한 매력적인 요소다. 그러나 오늘날 디지털 세계에 사는 독자가 이 이야기에 매료되는 가장 큰 이유는, 어쩌면 각자의 내면 깊은 곳에 자유로운 모험을 꿈꾸는 어린 톰 소여를 여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李 “문화예술계, 산소부족으로 썩어가는 거 아니냐”
- “돈 필요해” 가족 상대 강도짓… 800만원 빼앗고 철창행
-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일대 7곳 방화… 구속된 범인, 라이터 2개 소지
- “이게 세계 최고 부자 집?”...머스크 10평 임대주택 화제
- ‘가물치’ 김현석 감독의 절묘한 운영 빛났다...울산HD, 상승세 부천 잡고 개막 2연승
- ‘군함 파견’ 트럼프 발언에… 靑 “긴밀 소통, 신중히 판단”
- 트럼프 “하르그섬, 재미삼아 또 공격할 수도...모즈타바 살아있다면 항복해야”
- 트럼프의 호르무즈 파병 요구에… 中은 군함 대신 ‘적대행위 중단’
- 고려대 ‘영철버거 장학금’ 10억 규모로 확대
- 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족 “사고 현장서 유해 추정 10여점 추가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