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판사들도 “30년 동안 보지도 듣지도 못한 초고속 절차”···이례적 이재명 재판에 비판 나서
“정치적 편향 비판 초래···대법원 스스로 권위 무너뜨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에서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해 파기환송 판결을 내린 데 대해 법원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부산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2일 법원내부망(코트넷)에 실명으로 “대법원은 특정 사건에 관해 매우 이례적인 절차를 통해 항소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는 판결을 선고했다”며 “이러한 ‘이례성’은 결국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비판을 초래할 수 있고, 이러한 비판 자체가 법원의 신뢰와 권위를 잠식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 스스로가 이번 한 건의 재판으로 스스로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자충수를 둔 것이 아닌가 심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대법원 상고심은 통상 사건이 접수되면 먼저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 배당돼 주심이 지정된다. 전원합의체 회부는 소부 내 대법관들이 합의를 통해 결과가 도출되지 않을 때 이뤄진다. 그런데 이번 이 후보의 상고심은 지난달 22일 대법원 2부에 배당되고 약 2시간 만에 조희대 대법원장이 전원합의체 회부를 직접 결정했다.
이 부장판사는 “대법원은 공직선거법상 심리기간을 준수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음을 주장하겠지만, 그동안 수많은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 사례가 거의 없음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설명이라고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항소심이 무죄로 판단한 사건을 파기할 경우 더욱 신중한 심리가 필요함은 재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고 했다.
청주지법의 한 판사도 코트넷에 실명으로 글을 올리고 “6만쪽이 넘는다는 방대한 기록을 이례적으로 항소심 선고 후 불과 2일 만에 정리해 대법원으로 송부하고, 피고인(이 후보)의 답변서가 제출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다음날(4월22일) 소부 배당 후 즉시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며 “1, 2차 합의기일을 가진 후 1주일 후인 5월1일 판결을 선고했다. 30여년 동안 법관으로 근무하면서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초고속 절차 진행”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에는 DJ 정치자금 수사와 같이 선거철이 되면 진행 중이던 수사나 재판도 오해를 피하기 위해 중단했다”며 “도대체 이러한 사법 불신사태를 누가 왜 일으키고 있는지, 사상 초유의 이례적이고 무리한 절차진행이 가져온 이 사태를 과연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선거 후 사법부가 입을 타격이 수습 가능할 것인지 그저 걱정될 뿐”이라고 밝혔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5021641001
https://www.khan.co.kr/article/202505021852001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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