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5·18묘지 참배 막히자…“저도 호남 사람입니다” 15번 외쳐
시민단체 “내란범 물러가라”
23분 대치 끝 입구서 묵념

2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의 ‘민주의문’ 앞에서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시민단체들에 에워싸여 묘역 진입에 막힌 채 이같이 고함쳤다. 이날 오후 5시40분경 5·18민주묘지 앞에 도착한 한 전 총리는 ‘내란 청산·사회 대개혁 광주 비상 행동’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시위대 등에게 가로 막혀 약 23분간 대치해야 했다. 이들은 “내란범은 물러가라”고 외쳤고, 일부 시위대는 종이를 뭉쳐 한 전 총리에게 던지기도 했다.
묘역 진입이 막히자 한 전 총리는 민주의문 앞에서의 묵념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한 전 총리는 “저도 호남사람입니다”를 15번 외치며 “통합해야 한다” “사랑해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묘역에 들어가지 못했다. 결국 한 전 총리는 시민단체와 시위대, 지지자들을 향해 5번 허리 숙여 인사한 뒤 자리를 떴다.
전북 전주 출신의 한 전 총리가 대선 출마 뒤 첫 지방 일정으로 국립5·18민주묘지행을 택하며 보수 진영 유일의 호남 출신 대선주자라는 점을 부각해 ‘국민통합’ 대선 행보에 나섰지만 첫날부터 현실 정치를 맞닥뜨린 것이다.
● 韓 개헌 14번 강조

한 전 총리는 “나라와 국민의 미래가 아니라 개인과 진영의 이익을 좇는 정치싸움이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며 “우리가 애써 일으켜 세운 나라가 무책임한 정쟁으로 발밑부터 무너지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한 전 총리는 통상 문제 해결도 강조했다. 그는 “통상교섭본부장, 경제부총리, 국무총리에 이어 주미대사를 지내며 수많은 통상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다”며 “이번 통상현안도 반드시 풀어내 보이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거국통합내각도 약속했다. 그는 “저에게 가차 없이 쓴소리 하는 분들, 대선과정에서 경쟁하는 분들을 한 분 한 분 삼고초려해 거국통합내각에 모시겠다”고 말했다. 차관급 이하 인사는 부총리와 장관에 맡기기로 했다.
출마 선언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기자들과 만나 “탄핵을 초래한 것에 대해 국민들의 충격과 좌절, 어려움에 대해 국회에서 여러번 죄송하단 말을 했다”고 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자체보다는 국민들의 혼란과 불편에 방점을 둔 것이다.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는 “저는 한 번도 제 철학을 꺾으면서 대통령의 생각에 따라본 적 없다”면서도 즉답을 피했다.
출마 선언식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성일종 송언석 추경호 구자근 김미애 박성민 이인선 김위상 이종욱 의원 등 10여 명이 찾았다. 범친윤(친윤석열)계 또는 반탄(탄핵반대)파 의원들이다.
● 韓, 吳와 밀착 시도
한 전 총리는 출마선언에서 “국민통합과 약자동행, 즉 국민동행을 약속드린다”고도 했다. 약자동행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세우는 슬로건이다. 한 전 총리는 오전에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을 찾아 오 시장과 순대국밥 회동도 가졌다. 한 전 총리는 “오 시장이 내세웠던 약자와의 동행 정책과 ‘다시 성장’ 등 어젠다를 허락을 구하고 대선 공약에 대폭 포함하고 싶다”며 사실상 오 시장에게 연대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오 시장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 등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을 만났지만 현장행보를 함께 한 건 한 전 총리가 유일하다.
한 전 총리는 3일에는 정대철 헌정회장을 예방해 ‘개헌 빅텐트’ 구상을 위한 조언을 구하는 한편 외연확장 시도에 나설 방침이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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