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억울한 지역 반드시 보상해야”… 강원 접경지역 행보로 사법리스크 돌파

김여진 2025. 5. 2.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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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찾아
역사·지리적 이슈제시 더불어
접경지역 민생경제 관심 확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국민과 직접 만나 민심을 듣는 ‘경청 투어’를 위해 접경지역인 인제군을 방문했다. 이동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강원 북부 접경지역 5개 시·군에서 민심 경청 일정을 소화하며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핵심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지난 1일 대법원 판결로 사법리스크가 다시 불거졌으나 현장 중심의 행보로 이를 돌파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골목골목 경청투어’ 1차 일정 이틀째를 맞아 철원과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 비무장지대와 접한 강원 북부 접경지역을 샅샅이 다녔다. 이 후보는 지난 2022년 20대 대선 당시 고성 통일전망대를 찾아 강원 공약을 발표했었다. 이번에도 세계 유일 분단도라는 강원특별자치도가 품고 있는 지리적·역사적 특성을 고려한 평화와 안보 이슈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오랜 기간 문제가 돼왔던 접경지역의 중첩 규제 완화, 군 병력 감소에 따른 대체 수단 마련, 일자리 창출 등 민생경제 부문으로도 관심을 확장하는 행보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제에서는 “대한민국이 안전하게 살아가는 이유는 접경 지역의 희생 덕분”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내놨다.

이 후보가 이날 내놓은 주요 메시지를 중심으로 2일 강원 방문 일정을 정리한다.

■ “희생 강요당한 지역 반드시 보상해야”

이 후보는 인제 원통드림센터에서 “접경 지역들, 소위 오지들은 지역적으로 고립돼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 정책에서도 실제로 많이 소외돼 있다. 특히 강원도 북부 접경 지역들은 대한민국의 안보 때문에 각종 규제, 위협 등 특별한 희생을 치르고 있다”며 접경지역을 첫 경청투어 장소로 정한 이유를 직접 밝혔다.

이 후보는 “지금까지는 대한민국의 경제력이나 국력 수준이 낮다 보니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당했지만 이제는 억울한 희생과 특별한 피해를 입는 지역이나 국민들에 대해 상응하는 보상을 해 줄 필요가 있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럴 능력도 된다”고 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국민과 직접 만나 민심을 듣는 ‘경청 투어’를 위해 접경지역인 인제군을 방문했다. 이재명 후보가 원통시장에서 주민들과 스킨십하고 있다. 이동명

이 후보는 “본 선거 기간에는 찾기 어려워 미리 둘러보는 것”이라며 “경제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고, 인구 감소와 미래에 대한 불안도 크다. 정치가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천시장을 찾은 자리에서는 “전체 군 병력이 줄어들어 불가피하지만 대체 수단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비어있는 곳을 활용해 개발하든지 관광산업을 하든지 그런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이날 지역 주민들은 국방개혁에 따른 군부대 이전 이후 접경지역의 경기 침체, 각종 규제 완화와 함께 산천어축제 관련 인프라 확충 등을 건의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가는 곳마다 인파가 몰렸고, 그를 환영하는 손피켓 등을 든 지지자들이 후보 이름을 연호했다. 이 후보는 지역사랑상품권 등으로 시장에서 먹거리를 사고, 군인백화점에서 전투모를 쓰는 등 친근한 모습으로 주민들과 만났다. 상수도 보호구역과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중첩 규제로 인한 어려움과 함께 군부대 유휴부지 활용 방안, 인구 증가를 위한 일자리 창출 등의 건의를 쏟아내자, 이 후보는 메모를 하는 등 경청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골목골목 경청투어’ 접경지역 방문 이틀째인 2일 강원도 철원군 동송전통시장에서 상인들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9·19 군사합의 복원” 공약

이날 접경지역 방문에 맞춰 9·19 군사합의 복원과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구성을 포함한 구체적인 접경지역 공약도 제시했다. 평화경제특구 지정과 평화 거점도시 육성도 공약으로 들었다.

이 후보는 이날 철원과 화천 방문 시간에 맞춰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접경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대북 전단과 오물 풍선, 대북·대남 방송을 상호 중단해 접경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겠다”며 “남북 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하고, 소통 채널을 복원해 군사적 충돌을 비롯한 남북 관계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며 “남북이 교류·협력을 재개하도록 모색하고, 상호 신뢰를 다시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접경지역 주민의 일상 회복을 위해 “최근 통과된 ‘민방위기본법’을 조속히 시행해 접경지역 주민들이 겪는 신체·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한 빠른 보상을 이뤄내겠다”고도 밝혔다.

군 작전상 제한 없는 군사시설 보호구역에 대한 합리적 조정과 불필요한 군 방호벽 철거 등도 공약에 포함됐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골목골목 경청투어’ 접경지역 방문 이틀째인 2일 강원도 인제군 원통전통시장에서 엄나무순을 사며 어르신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치, 싸우는 이유 가려야”

정치 현안에 대한 메시지도 전했다.

이 후보는 이날 철원 동송읍 즉석 연설에서 “경제가 나빠진 것은 정치를 못 하기 때문이고, 정치가 잘못된 것은 정치인들이 잘못됐기 때문이며, 정치인들이 잘못된 것은 잘못된 정치인들이 뽑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역사에서 피를 흘리지 않고 현실 권력을 두 번씩이나 교체한 나라는 우리가 유일하다. 대한민국 국민의 위대함으로 새로 시작해 정말 번영된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천 아4리 경로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 주민이 “싸움만 하는 정치를 보니 국민들의 의욕도 희망도 없다”고 지적한데 대해 이 후보는 “왜 싸우는지를 잘 봐야 한다. 만약 집에 누가 들어오면 가만 놔둘 수 없지 않겠느냐. 싸우지 말라고만 하기보다는 왜 싸우는지 가려봐야 한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민주당이 최상목 전 부총리 탄핵을 추진, 최 전 부총리가 사퇴한데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선대위와 원내지도부에서 하는 일”이라며 “저는 민생과 현장에 집중하려 한다”고 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골목골목 경청투어’ 접경지역 방문 이틀째인 2일 강원도 인제군 원통전통시장에서 건어물 가게에 들러 황태채를 맛본 뒤 김병주·허영 의원에게 구입을 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일정에는 우상호 공동선대위원장과 허영(춘천·철원·화천·양구 갑) 의원, 김병주 최고위원, 김도균 도당위원장, 유정배 춘천·철원·화천·양구 을 지역위원장과 당 소속 지방의원들이 함께 했다.

우상호 선대위원장은 “역대 민주당 계열 대통령 후보 중 철원을 방문한 사람은 이 후보가 처음”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역시 강원을 총괄하는 선대위원장을 맡은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도 강릉과 평창 등 험지로 꼽히는 강원 영동지역 중심으로 먼저 이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재명 후보는 2일 고성을 마지막으로 ‘접경지역 벨트’ 경청 투어를 마쳤으며, 3일 ‘골목골목 경청투어 : 동해안벨트편’ 일정을 이어간다. 이날 속초를 시작으로 양양, 강릉, 동해, 삼척, 태백을 차례로 방문해 민심을 듣는다. 김여진·이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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