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방첩기관, 원내 2위 대안당 통째로 '극단주의' 지정… 정당해산 논의 잇나
반이민·반이슬람에 나치 옹호도

독일의 방첩기관이 지난 2월 열린 독일 연방의회 총선거에서 원내 2당을 차지한 극우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을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했다. AfD는 그간 반(反)이민·반이슬람을 표방하고,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주장해왔다. 해당 정당의 고위인사들은 나치 슬로건을 정당 활동에 사용하는 등 독일의 과거사 문제도 경시해왔다. 국가 기관이 공식적으로 AfD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집단'으로 규정하면서, 독일 언론은 정당 해산 추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첩보 활동 대상 된 극우정당
독일 공영 ARD방송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독일 연방헌법수호청(BfV)은 2일(현지시간) 1,000쪽가량의 보고서를 내고 AfD를 ′입증된 우익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했다. 그간 BfV는 AfD를 한 단계 낮은 '우익 극단주의 의심단체'로 분류해왔다. 이번 지정으로 AfD는 본격적인 첩보 활동의 대상이 됐다. 연방의회의 허가를 얻을 경우 감청도 가능해진다.
BfV는 이날 성명에서 "(AfD는) 특정 인구 집단을 사회적 참여에서 배제하고 법적으로 열등한 지위를 부여하려 한다"며 "해당 정당의 민족주의적 관점은 자유민주주의 기본 질서와 양립할 수 없다"고 적시했다. 시난 셀렌 BfV 부청장은 "3년간의 철저한 전문가 검토 끝에 AfD가 극우주의 세력임을 결론 지었다"며 "이들은 인종적·혈통적 민족관으로 독일 내 (다양한) 집단의 가치를 부정하고 인간 존엄성을 침해하려 한다"고 밝혔다.
AfD "정치적 결정" 반발
AfD는 즉각 반발했다. 슈테판 브란트너 AfD 부대표는 "이번 결정은 완전히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민주적) 질서와는 관계없이 정당 간의 싸움에서 나온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낸시 페이저 독일 내무장관 대행은 "BfV의 결정은 정치적 영향 없이 독립적으로 내려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민주당과 녹색당 등 다른 정당은 결정 내용이 알려지자 환영의 입장을 내고 있다.
ARD 등 독일 언론은 이번 결정이 정당 해산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마르코 반더비츠 독일 연방의원(기독민주당) 주도로 정당 해산 논의가 이어졌으나 충분한 수의 의원을 확보하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다만, 독일 정치권은 신중한 분위기다. 페이저 장관은 "정당 금지는 매우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총리도 "성급하게 결정돼서는 안 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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