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강사들 “강사법 후 행정만 복잡해진 모순… 처우 개선 모범 보여야"

서울대 교수들과 시간 강사들이 2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2019년부터 강사법이 시행되었지만 실제로는 강사의 임용과 고용 안정에 오히려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강사를 처우 개선의 수혜자가 아닌 동료 구성원으로 바라보는 근본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서울대 교수회가 강사법 시행 6주년을 맞아 작성한 ‘서울대학교 강사 처우 개선을 위한 기초 연구’ 보고서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서울대 교수회와 교수조합은 이날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정도서관 양두석홀에서 ‘서울대학교에서 강사는 어떤 존재인가?: 강사법 시행 6년의 평가’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노민수 서울대 교수회 이사가 사회를 맡았고, 임정묵 교수회장의 개회사, 이준정 교육부총장의 격려사, 안지현 인문대학장의 축사 이후 발표와 종합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발표는 세 개 파트로 나뉘어 진행됐다. 강지영 서울대 음대 음악학과 강사와 조희원 서울대 인문대 미학과 강사, 김경은 인문대 국어국문학과 강사가 각각 ‘서울대 강사의 신분과 지위:임용과 고용 보장에 있어 강사법의 맹점’, ‘서울대 강사의 임금: 현황과 문제 제기’, ‘서울대 강사의 강의 및 연구 환경의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강지영 강사는 2019년 강사법의 ‘3년 재임용 보장’이 맹점이 있으며 도리어 강사의 임용과 고용 안정에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사법 시행으로 3년까지 고용을 보장한다는 것은 이전과 비교하면 안정적”이라면서도 “재임용 시기가 되면 100장에 육박하는 PPT 교육자료를 요구하거나 교육성과를 제출하게 하는 경우도 있어 부담이 과하다”고 했다. 그는 “매학기마다 교육성과를 수치로 증빙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도 했다.
강 강사는 “강사들의 구심점, 소통 창구의 역할을 해줄 강사 노동조합이 서울대엔 없다”며 “부산대 등 일부 국립대처럼 서울대에도 강사 노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음대 등 일대일 도제식 교육이 필요한 학과에 강사 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강사가 주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서울대가 강사 임용제도를 개선해 선도적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조희원 강사는 강사가 교원인 동시에 노동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대 강사료가 2011년 법인화 이후에도 여전히 전국 최고 수준인 줄 알았는데 실제 연구를 해보니 전혀 그렇지 않아 충격적이었다”며 “국내 최고는 아니더라도 최소 지방국립대 정도로는 (임금 수준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실제로 2024년 서울대 강사의 시간당 강의료는 9만원으로 부산대(10만4000원), 경북대(10만2800원) 등보다 1만원 이상 낮았고, 기타 지방 국립대도 9만원 후반대 수준으로 서울대보다 높았다.
조 강사는 “강사들은 양질의 교육을 위해 연구도 병행하는데 강사 연구에 대한 지원은 미비한 상태”라며 “현재 강사 임금 체계의 여러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선 교육과 연구에 따른 임금을 기본급으로 포함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경은 인문대 국어국문학과 강사는 “서울대에 소속된 강사가 ‘교수자’와 ‘연구자’라는 이중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강사들이 수업 준비를 위해 사용할 공간(강사 연구실)의 확장, 강사들의 연구를 위한 지원 확대 그리고 학내 복지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인 강사에 대한 제도적 고려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강사는 “3시간짜리 수업 중간에 쉴 곳이 없어 계단에 앉아있던 적도 많았다”며 “최근 대형강의동에 마련된 강의 준비실이 강사들에게 ‘심리적 지원군’이 되고 있으나, 여전히 강의 준비실 확대·정비 등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연구 책임자인 임호준 서울대 교수노조위원장은 “강사법 시행 이후 강사 처우 개선은 이뤄지지 않은 반면 3년마다 재임용 등으로 인한 행정 절차는 도리어 복잡해진 모순적 상황”이라며 “서울대 강사의 대부분은 학부 또는 대학원에서 서울대가 배출한 연구인력인만큼 이들에 대한 홀대와 무관심은 서울대 학문 후속세대 양성 시스템에 대한 자기부정”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인들이 익사 위기 한국 소녀 구했다… 말레이서 ‘아찔’ 사고
- 아카데미 끝나고 곳곳에 쓰레기가… “할리우드 위선자들의 전당”
- 이스라엘 “이란 안보수장 알리 라리자니 사망”
- RIA 계좌 도입 법안 국회 상임위 통과···5월까지 해외 주식 팔고 국내 투자하면 양도세 100% 감면
- 포천양수발전소 1·2호기 토건 공사 사업자에 현대건설
- 몸속에 숨겨 들여온 원료로 도심서 마약 제조… ‘영국인 커플’에 징역형
- “중국 산불 영향” 전국 뒤덮은 초미세먼지… 위성 영상 보니
- 중동 배치 美항모 ‘세탁실 화재’ 30시간 걸려 진화… “승조원들 바닥서 취침”
- 네이버 AI 전략 변화...LLM 실험 종료하고 쇼핑 에이전트 강화
-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 “앞으로 주요 제품 전기차·내연차 겸용으로 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