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式 백신 개발 부활?”…美보건부, 7000억 투입 ‘범용 백신’ 추진

원종혁 2025. 5. 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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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구상된 범용 감염병 백신 개발 프로젝트가 최근 미 보건복지부(HHS)를 통해 공식화됐다. HHS는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등 다양한 바이러스 병원체에 광범위하게 대응하는 '보편적 예방 백신' 개발에 5억 달러(약 7000억 원)를 투입한다고 1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차세대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 '넥스트젠(Project NextGen)'을 "낭비"라고 비판하며 이를 사실상 대체하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임상시험 등록조차 없는 후보물질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점을 두고 비과학적 결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계획은 '제너레이션 골드 스탠다드(Generation Gold Standard)'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며, 공식적으로는 국립보건원(NIH) 주도로 소개됐다. 그러나 NIH는 내부적으로 전체 예산을 470억 달러에서 270억 달러로 40%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NIH 보조금 삭감과 2만 명 규모의 인력 감축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어, 이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 출범은 정책적 혼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백신 개발은 NIH 산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속 매튜 메몰리 박사와 제프리 타우벤버거 박사가 이끄는 BPL(베타-프로피오락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비활성화된 전체 바이러스를 활용하는 전통적인 백신 제조 방식으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파라인플루엔자, 메타뉴모바이러스 등 다양한 병원체를 동시에 겨냥할 수 있다는 게 HHS의 설명이다.

핵심 후보물질 'BPL-1357'은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4종을 혼합한 백신으로, 비강 분무 또는 근육 주사로 투약이 가능하다. 1상 임상에선 안전성과 내약성을 입증했지만, 현재 진행 중이라는 1b상과 2/3상 시험은 미국 임상시험 등록 사이트(ClinicalTrials.gov)에 등재돼 있지 않다.

외신 보도에 의하면, 익명을 요구한 전직 HHS 관계자는 "임상 근거가 부족한 백신에 수천억 원을 투입하는 것은 정치적 상징성에 기대는 결정"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의 넥스트젠 프로젝트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HHS는 또 다른 후보물질인 'BPL-24910' 개발에도 수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2022년에는 이 물질의 독성 시험을 위해 뉴멕시코 소재 러브레이스 생의학 연구소에 약 71만6000달러(약 10억 원)를 집행한 바 있다.

하지만 BPL 계열 후보물질 대부분이 임상시험 등록이 안 된 상태이며, 현재까지 인체 내에서 효능이 입증된 바도 없다. 미시간대 아놀드 몬토 교수는 "이 플랫폼은 생산 속도가 빠르고 팬데믹 상황에서 유리할 수 있지만, 과거에도 유사한 백신들이 안전성 문제로 중단된 사례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HHS는 해당 프로젝트가 2029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추가 임상시험도 2026년부터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치적 계산이 과학적 검증을 앞서는 현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FDA 역시 백신 승인 요건 강화를 예고한 상태다.

원종혁 기자 (every8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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