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를 아이콘으로 만드는 한식주점 카페 … 성공 비결은? [똑똑한 장사]
[똑똑한 장사-39] 부산 서면에는 이름만 들어도 레트로 감성을 풍기며 2030대들에게 인기를 얻는 주점이 있다. 겉모습이 너무 허름해 영락 없이 1970~1980년대 여관 같은 이곳의 이름은 ‘전포여관’. 30~40년전에나 봄직한 네온사인이 불을 밝히며 손님들을 기다리는 이곳은 의외로 한식주점이다.
전포여관은 단순히 술을 파는 공간이 아니다. 이 브랜드는 요즘 시대 소비자들의 감성과 행동 패턴을 관통하는 ‘감성-구조-참여’의 공식으로 브랜드를 설계해 나가는 곳이다. 실제로 여관 컨셉트의 공간 디자인, 여관방 번호 테이블, 열쇠 키링 등 아날로그 오브제를 통해 브랜드 경험을 실제로 ‘머무는 감성’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브랜드는 오래 가지 못했다. 젊은층의 성향 변화와 부킹 문화 쇠퇴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오 대표는 원하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만들지 못하면서 마음 아픈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그는 곧바로 프랜차이즈 공부를 시작했고 지금도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만든 브랜드가 전포여관이다.

전포여관이 잘한 것은 감성을 시스템으로 만든 것이다. 감성은 유행으로 끝나지만, ‘세계관’을 만들면 아이콘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스토리텔링 전략이다. ‘열쇠’는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브랜드 오브젝트다. ‘203호’라는 방 번호는 메뉴와 연동되는 콘텐츠 테마다.
메뉴 구성도 전략적이다. 기본 객단가 구조는 안정적으로 밥과 술로 유지하면서도, 시즌 한정 시그니처 막걸리나 방 컨셉트별 세트 메뉴 등을 통해 ‘비계획 소비(Impulse Purchase)’를 유도한다. 이는 마케팅 믹스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 가운데 ‘제품(Product)’과 ‘프로모션(Promotion)’을 중심으로 구조화한 좋은 예다. 특히 ‘가격(Price)’ 정책은 고가 포지셔닝 대신 ‘고품질 저가격(High-Value, Low-Cost)’ 전략을 취해 고객의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췄다.


둘째, 사진은 곧 콘텐츠, 콘텐츠는 곧 매출이다. 요즘 소비자는 ‘음식’보다 ‘경험’을 사고, 그 경험은 사진으로 남긴다. 전포여관의 메뉴 구성은 이런 소비심리를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 Z세대 소비 심리 이론 중 하나인 소비를 통한 ‘자기표현 욕구(Self-expression through consumption)’를 잘 활용한 셈이다.

마케팅 전략에서 말하는 켈러의 ‘CBBE 모델(Customer-Based Brand Equity)’ 기준으로 보면, 전포여관은 이미 1단계 ‘브랜드 인지도(Brand Awareness)’를 넘어 ‘브랜드 의미(Brand Meaning)’를 통해 2단계인 ‘브랜드 연관성 (Brand Association)’으로 나아가고 부산 서면점과 서울 건국대 매장이 올리는 높은 매출액과 지속가능성은 3단계인 긍정적인 ‘브랜드 평가(Brand Judgment)’를 통해 ‘브랜드 반응(Brand Response)’을 탄탄히 확보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주점에게 치명적이던 코로나 팬데믹도 잘 이겨냈다. 덕분에 여기 저기서 가맹점을 내달라는 요청이 쏟아졌고, 지금은 모두 28개의 매장을 가진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됐다. 브랜드를 만들고 멀리 왔지만 프랜차이즈 브랜드로서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 아직 갈 길도 많이 남았다. 전국적으로 매장이 늘어나면서 고객의 지속적인 선택을 받기 위해 어떤 전략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확보하고 지속가능성을 가져야 하는가? 요즘 오상윤 대표가 가장 고민하고 집중하는 부분이다.

브랜드는 멋보다 구조가 먼저고, 구조보다 사람이 먼저다. 그리고 그걸 실현한 전포여관은 단순한 주점이 아니라, 오늘날 외식업계가 참고해야 할 브랜딩 교과서의 한 갈피를 장식한다. “스토리가 없으면 유행으로 끝난다. 구조가 없으면 지속될 수 없다. 전포여관은 이 둘을 모두 갖추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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