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광주시, 광주공항 국제선 취항 ‘입장 차’…“취항 불가” vs “유치 계속”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2025. 5. 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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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추적] 국토부 ‘제동’에도 멈추지 못하는 광주시, 그 ‘배경’이 뭘까
‘국제선 성격’ 놓고 양측 이견…국토부 ‘부정기편’ vs 광주시 ‘대체 공항’
광주시 “시민·여행업계 불편 해소”…일부 “광주공항 존치 알박기” 의심

(시사저널=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광주공항 국제선 한시 취항 여부가 광주·전남지역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전남 서남권 관문인 무안국제공항(이하 무안공항)이 여객기 참사로 문을 닫자 광주시가 광주공항 국제선 운항을 추진하면서다. 시는 국제선을 광주공항에서 운행하겠다며 '허가 건의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광주시가 추진 중인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취항을 두고 시와 인허가 주무부서인 국토교통부가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국토부는 부정기편 운항 원칙 위배 등을 들어 부정기편 취항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시는 무안공항 재개항 시점이 불투명하고 시민들과 여행업계의 요구에 따라 국제선 유치를 계속해서 추진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두 기관 간 이견은 광주 공항 '국제선'의 성격에 대한 시각 차이에서 비롯됐다. 광주시는 장기 폐쇄된 무안국제공항을 '대체'해 임시로 국제선을 취항한다는 입장인 반면 국토부는 단순히 일시적인 '부정기편'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허가권을 쥐고 있는 국토부의 제동으로 광주시가 구상한 9월 취항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광주시는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광주시가 멈추지 못하는 그 배경이 뭘까.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광주공항 국제선 한시 취항 여부가 광주·전남지역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전남 서남권 관문인 무안국제공항이 여객기 참사로 문을 닫자 광주시가 광주공항 국제선 운항을 추진하면서다. 시는 국제선을 광주공항에서 운행하겠다며 '허가 건의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광주시가 추진 중인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취항을 두고 시와 인허가 주무부서인 국토교통부가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국내·국제선 여객기가 취항했던 광주공항은 지난 2007년까지 일본과 동남아 국제선을 운항하다가 무안공항이 개항하면서 현재는 국내선(김포·제주)이 하루 30여편 운항되고 있다.​ 광주공항 모습 ⓒ연합뉴스​

"부정기편 허가 지침 어긋나" vs "부정기편 아냐, 대체 공항 성격"

2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5일 국토교통부에 몽골 울란바토르, 베트남 나트랑, 중국 옌지, 장자제 등 4개 노선을 대상으로 한 국제선 임시취항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서에는 국제선 운영에 필수적인 CIQ(세관·출입국심사·검역)시설의 구체적인 설치방안 등도 함께 담겼으며, 운항일정은 오는 9월부터 무안공항이 정상화될 때까지로 설정했다. 시는 이번 조치가 무안공항 장기 폐쇄로 인한 지역민 불편 해소와 고사 위기에 놓인 관광업계 지원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광주시는 국제행사를 위해 부정기편을 운항하려는 것이 아니고 무안공항 정상화까지 국제선을 임시 운항하려는 것이라고 설득했지만, 국토부는 불허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경기, 국제행사 등 특정 목적에 한 해 부정기편 취항을 허용하는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 등을 들어서다. 특히 광주공항의 부정기편 국제선 임시 운항은 국토부의 지침 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부의 국제선 부정기편 허가 지침에는 권역 내 국제공항에서 국제선을 운항할 수 없거나, 허가 가능한 국제행사가 해당 지역에서 열려야 한다. 또 지역 활성화 차원에서 국제선을 임시로 운항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외국인이 60% 이상 탑승 가능할 때다. 광주공항은 이 조건들 중 단 하나만 충족한 상태다. 더구나 광주시는 외국인이 아닌 내국인을 대상으로 운행을 계획하며 국토부 지침과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양측의 입장 차이는 국토부와 광주시 간에 오고간 보완요구와 답변 공문을 통해서 확인됐다. 국토부는 광주시가 지난 15일 제출한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취항 신청서'에 대해 '부정기편 운항을 위한 보완서류를 제출해 줄 것'을 지난 18일 요청했다. 국내선 전용공항에 국제선 부정기편이 뜨려면 올림픽 등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적용대상인 국제스포츠행사나 국제행사심의위원회에서 인정한 국제행사에 해당돼야 하는 만큼 해당국가와의 행사 개최 협약 등을 증빙해 달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외래 관광객을 유치할 경우 항공기 편당 총 탑승객 중 외국인 비중이 60%이상이어야 한다는 허가 기준에 따라 관련 증빙서류를 제출해 줄 것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나흘 뒤인 지난 22일 국토부에 답변을 보내 '광주시는 국제행사를 위해 부정기편을 운항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장기폐쇄된 무안공항을 대체하는 공항으로서 무안공항이 정상화될 때까지 국제선을 임시 운항하려는 것인 만큼 적극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광주시는 광주공항의 국제선 임시취항이 관철될 때까지 지속 요청하겠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무안공항이 언제 정상화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광주 시민들과 관광업계의 어려움, 불편을 외면하기 어렵다"면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국제선 임시취항의 필요성을 국토부에 계속 요청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시는 국제선 임시취항이 한시적인 조치이며, 민간·군공항 통합 이전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광주시는 이번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 신청은 서남권 관문공항을 위해 민군 통합공항 조성이라는 지역 대선 공약과는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강기정 시장은 4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개항 신청은 무안공항 국제선 폐쇄로 이어지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라면서 "서남권 관문 공항을 위해 민군 통합 공항은 전남도와 협의해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광주공항 국제선 개항에 대한 결정은 정부가 판단한다는 것이 강 시장의 입장이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광주공항 국제선 한시 취항 여부가 광주·전남지역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전남 서남권 관문인 무안국제공항이 여객기 참사로 문을 닫자 광주시가 광주공항 국제선 운항을 추진하면서다. 시는 국제선을 광주공항에서 운행하겠다며 '허가 건의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광주시가 추진 중인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취항을 두고 시와 인허가 주무부서인 국토교통부가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광주시청 전경 ⓒ광주시​

실효성 '논란'도…무안공항 재개항 시기와 중첩 우려

실효성 논란도 일고 있다. 광주공항 취항과 무안공항의 재개항 시기가 맞물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항공사의 국제선 취항 계획이 최소 3개월 이전에 확정된다는 점 등을 고려해 동계 성수기인 10월 이후에 비행기가 운항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검역, 세관, 출입국 관리 등의 3개 기관과 협의를 거치게 되며 평균 2개월의 기간이 걸리는 점도 감안한 계산이다. 

더구나 광주공항의 경우 군공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국방부와도 협의를 진행해야 하고 취항노선을 선정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오는 최대한 빨라도 7월이며 늦는 경우 10월께에나 국제선 개항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무안공항 재개항 시기와 겹칠 우려가 있다. 

무안공항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난 2024년 12월 29일부터 폐쇄된 상태다. 국토부는 지난 11일 무안공항 폐쇄 기간을 오는 7월 18일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었다. 이후 무안공항이 언제 다시 개항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남도 등 관가에선 무안공항의 재개항 시기를 항행 안전시설과 조류 감시 시스템 설치와 안전점검 등이 필요해 오는 10월쯤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안공항 재개항 시기 '안갯속'…광주 국제선 논란 키우는 꼴

무안공항 재개항 시점에 대한 정부의 불투명한 태도가 광주 국제선 취항 논란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광주시는 국토부가 불허하고, 또한 지난 31일 국토부가 발표한 '항공 안전 혁신 방안'에 무안국제공항 재개항 시점이 담길 것으로 보고 신청을 철회하는 방안도 검토해왔다. 하지만 이날 국토부 발표에도 무안공항 재개항 시점이 명확하지 않아 시의 고민이 커지게 됐다. 당초 무안공항 재개항 로드맵은 3월 중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수차례 연기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로드맵에 무안공항 재개항 시기가 빠졌다.  올해 하반기 종단안전구역 확대, 조류탐지 레이더 시범 운용, 조류 충동을 예방 전담 인력 확충 등이 있지만, 무안공항 재개항 시점은 담기지 않았다.

이에 광주시는 지침에 없는 전국 첫 사례인 만큼 위험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래도 중단은 못한다고 버티고 있는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전남도는 이 문제에 대해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주무 부처인 국토부가 판단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2월 건설교통국장의 입장문에서 밝힌 '광주시의 국제선 취항 움직임이 논란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 입장에서 한참 후퇴한 셈이다. 이는 광주공항의 국제선 취항이 국토부 지침 상 쉽지 않을 것이란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엔 광주공항이 국제선을 취항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데는 최소 6개월에서 2년이 걸리고, 국토부가 자칫 광주공항 존치의 빌미가 될지도 모를 한 권역에 국제선을 동시에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읽힌다.

무안군도 갈등만 더 유발할 것이라며 무안공항 재개항이 더 빠를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무안군은 최근 입장문을 통해 "광주시의 국제선 임시취항은 실효성이 떨어지며, 지역 간 갈등만 유발할 것"이라며 "광주공항 국제선 운항을 위한 CIQ(세관·출입국·검역) 시설 설치 및 무안공항 시설 이전 등을 고려하면 무안공항 재개항이 오히려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2월 24일 오후 시청 브리핑룸에서 광주관광협회장, 전세기 공급업체, 여행사 대표 등과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광주시

실현 가능성 낮은데도…광주시, 노빠꾸 행보 이어가는 까닭은? 

광주공항에 국제선이 실제 취항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국토부의 제동뿐만 아니라 광주공항이 지난 2008년부터 국내선 전용 공항으로 사용 중이고, 현재 국내선만으로도 거의 포화상태라 억지로 국제선을 밀어 넣을 상황이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무안공항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를 키운 것으로 꼽히는 둔덕형 로컬라이저(방위각시설)가 광주공항에도 설치돼 있다는 점도 국제선 취항이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제주항공 참사 이후 국토부는 국내 전 공항에 대한 특별안전 점검을 실시했고, 그 결과 광주공항 또한 안전시설 개선 대상에 포함돼 안전성 확보를 위한 시설 보수가 필요한 상태다. 광주공항이 군 공항이어서 활주로 등을 개보수하기 위해선 공군과 협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란 점 역시 광주공항 국제선 취항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광주공항 국제선 취항은 산 넘어 산이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광주관광협회나 지역경제계가 유치 목소리를 내는 배경이 주목된다. 광주 내 여론은 '당장 국제선을 취항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광주공항 국제선 취항 목소리가 비등한 이유는 '시민 불편'이 우선 꼽힌다. 지난 십수년간 무안국제공항 활성화가 요원한 사이 시·도민 상당수는 불편을 감수하고 인천이나 김해, 청주 등 타 지역 국제공항을 이용해 왔다.

또 지지부진한 광주 민간·군공항 통합이전에 대한 지역민들의 피로감도 한몫하고 있다. 민선 8기 내내 논의가 장기간 공회전하면서 광주공항 국제선 취항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광주 경제계를 중심으로 국제선 한시 취항이 아니라 아예 광주공항을 호남권 국제공항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시각도 고개를 들고 있다. 과거 광주공항의 국제선이 활발하게 운영됐고, 인근에 운항 안전을 위협하는 철새 도래지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광주시가 여론을 등에 업고 국제선 취항 등을 통한 광주공항 존치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대통령 탄핵정국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광주 군 공항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는 논의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판단이 깔린 알박기라는 것이다.

이는 광주공항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기로 했던 광주시가 전남도와의 약속을 깨고 존치하려는 의도로 의심하는 전남도청 주변의 불편한 시선과도 무관치 않다. 향후 군 공항 이전 사업과 맞물려 광주시가 전남도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는 다른 해석도 있다.

광주공항은 길이 2835m의 활주로 2본을 갖춰 동남아·하와이까지 중형기 운항이 가능하다. 국내·국제선 여객기가 취항했던 광주공항은 지난 2007년까지 일본과 동남아 국제선을 운항하다가 무안공항이 개항하면서 현재는 국내선(김포·제주)이 하루 30여편 운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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