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있는경제]역방향 진출 본격화… 영국에서 기회잡는 중동 기업들
유럽이 중동 기업 인수했던 과거와 정반대 상황
글로벌 진출+英 밸류에이션 하락 맞물리며 탄생
"英 교두보 삼는 중동기업들, 앞으로 더 많아질 것"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중동에서 떠오르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영국의 밀키트 스타트업 두 곳을 인수했다. 그간 유럽 스타트업이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해 중동 스타트업을 품는 경우는 많았지만, 그 반대는 드물었던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움직임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에 발맞춰 글로벌 진출에 나서는 중동 기업이 많아지고, 경기 침체와 투자 위축으로 영국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가 낮아진 상황이 맞물리면서 중동 기업들이 영국을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 ‘역방향 진출’ 사례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 설립된 칼로는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밀키트를 제공하는 구독형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에서 사업을 전개해 온 칼로는 지난해 밀키트 배송 누적 건수 1000만 건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벤처캐피털(VC)로부터 2500만달러(약 359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면서 2억5000만달러(약 3594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칼로가 이번 인수를 진행한 배경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 다각화 전략인 ‘비전 2030’이 있다. 비전 2030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국가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위한 국가 프로젝트로,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가 주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수 경제에 의존하던 사우디 기업들은 2017년부터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했고, 최근 들어서는 영국 및 유럽 M&A 시장에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실제 비전 2030 발표 이후 중동 기업들은 영국 및 유럽 기업을 인수해왔다. 대표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리테일 공룡 세븐틴그룹은 지난 2021년 영국의 장난감 리테일 체인인 더 엔터테이너를 인수했고, 2024년에는 4개의 영국 보험 중개업체를 품으면서 영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했다.
이번 거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이 영국 경쟁사들의 기업가치가 하락한 점을 활용한 전략적 M&A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스타트업들은 브렉시트 이후 높아진 정치적·경제적 불활실성과 고금리 여파로 미국 대비 낮은 기업가치를 받아왔다. 영국에 성장성이 충분한데도 평가절하된 스타트업이 즐비한 배경이자 미국과 아시아, 중동의 전략적 투자자들이 영국 자본시장에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배경이다.
한편 칼로는 두 브랜드를 자사 플랫폼으로 통합하고 이달부터 영국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칼로 측은 “영국 런던에 지사를 설립했다”며 “영국 고객이 더 늘어나면 현지에 물류 창고를 구축하는 방안도 고려하려고 한다.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연지 (ginsbur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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