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만드는 안전 지도…교실 속 위험 '데이터'로 막는다
[EBS 뉴스12]
학교 안팎의 안전사고가 늘면서, 위험요소를 사전에 찾아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는데요.
작은 징후 하나하나를 데이터로 기록하고 분석하는 시도가 그 출발이 될 수 있겠죠.
달라지고 있는 안전교육 패러다임, 진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교실 바닥에서 미끄러질 뻔한 순간, 턱에 걸려 넘어질 뻔했던 일.
일본의 한 중학교에선 학생들이 이런 '위험했던 경험'을 지도 위에 하나하나 직접 표시합니다.
'히야리핫토'라 불리는 이 시스템은, '아찔했던 순간'을 뜻하는 일본어 표현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학생들은 겪었던 위험 상황을 디지털 단말기로 기록하고, 이렇게 쌓인 데이터는 다시 학교 안전교육으로 활용됩니다.
사고가 잦았던 계단의 폭을 넓히거나, 특정 시간대에 자주 미끄러지는 복도에 주의 표지판을 미술 수업 시간에 함께 만드는 식입니다.
무엇보다 학생이 스스로 위험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개선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인터뷰: 후지타 다이스케 교수 / 오사카 교육대학교 건강안전교육과
"아이들이 안전 점검에 참여하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의 의식이 높아지게 되고, 상급생이 하급생에게 주의를 주거나 말을 걸거나 합니다. 학교 교원에 대한 자극으로도 이어져서, 학교의 안전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2년 전부터 시범 운영 중인 이 시스템은 아직 실험 단계지만, 적용된 7개 학교에서는 학교 안전사고가 감소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시작됩니다.
학생 스스로 안전 인식을 점검하는 '학생 안전 자가진단도구'가 올해 초·중·고 1만 명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학교 현장에 도입될 예정입니다.
학생들은 안전 인식뿐 아니라, 기질적으로 사고 위험에 얼마나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지 함께 진단받게 됩니다.
인터뷰: 한민효 조사연구센터장 / 학교안전공제중앙회 학교안전사고예방연구원
"학생 스스로가 안전을 인식을 하고 자신의 행동을 점검할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하고요. 또 이것을 바탕으로 해서 학교에서 학생의 행동 특성에 맞게 맞춤 교육을 하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는 여기에 더해, 국내 최초로 AI 기반 사고 예측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학교별 사고 통계와 시간대별 데이터 등을 분석해, 교실과 복도 등 언제 어디서 어떤 사고가 반복해 발생할지 예측하는 겁니다.
인터뷰: 정훈 이사장 / 학교안전공제중앙회
"AI 교과서 보급 등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교육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AI,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 활용을 통해 학생 수준별 맞춤 안전교육 콘텐츠를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학령인구는 줄었지만, 학생 100명당 국내 안전사고 건수는 오히려 증가한 상황.
데이터를 통해 학생 스스로 위험을 인식하고 대응하는, 학교 안전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리고 있습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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