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레이저인가, 로켓인가… 조형우가 던지는 것은 시간이었다, AG 대표팀도 입후보

김태우 기자 2025. 5. 2. 12:2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팀의 주전 포수로 발돋움한 뒤 공수 모두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조형우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2루를 향해 힘차게 공을 던진 순간, 조형우(23·SSG)는 확신을 가졌다. 결과를 확인하기도 전에 더그아웃으로 한 걸음을 내딛었다. 손끝의 감각, 그리고 몸이 기억하는 느낌은 “잡았다”는 확신을 주고 있는 것 같았다. 실제 어쩌면 레이저처럼, 어쩌면 로켓처럼 보이는 이 송구는 2루 베이스 앞에 정확히 배달돼 주자를 잡아냈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21년 팀의 2차 1라운드(전체 8순위) 지명을 받은 조형우는 대형 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큰 기대를 받았다. 한때는 팀의 지지부진한 육성 바로미터 중 하나로 뽑히기도 했다. 건장한 체구를 갖췄고, 그릇이 크기에 채워 넣을 것도 많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모았다. 2022년 1군 9경기, 2023년 62경기에 나가며 백업 포수로 경험을 쌓았다.

‘리모델링’이라는 단어와 함께 부임한 이숭용 SSG 감독도 조형우를 팀의 차세대 주전 포수로 키우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팀 포수진의 주축을 이루는 이지영 김민식은 모두 30대 중반의 포수들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기량은 나을 수 있어도, 팀의 5년 뒤를 담보할 수는 없는 선수들이었다. 이들이 앞에서 버틸 때, 조형우를 뒤에 붙여 경험을 쌓게 하고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이루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이 목표는 시간이 갈수록 잊혔다. 팀 성적이 급했고, 이에 당장 성적이 좋고 한 경기를 맡길 수 있는 베테랑 포수들의 출전 시간이 계속 늘어나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 백업 포수로 시작한 조형우는 이지영 김민식에 밀려 결국 2군으로 내려갔고, 시즌 중·후반 다시 1군에 올라왔으나 벤치만 달구는 시간이 길었다. 1군에서 86일이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출전 경기 수는 단 19경기였다. 심지어 더블헤더 일정에 이지영이 모두 주전 포수로 나서는 일도 있었다. SSG 육성의 바로미터는, 오히려 육성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상징으로 굳어지고 있었다.

▲ 조형우는 최근 인상적인 도루 저지를 연거푸 보여주면서 드디어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SSG랜더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마냥 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가장 먼저 그라운드에 나와 포수 기본기 훈련을 했다. 출전 기회가 언제 주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낙담하지 않고 묵묵하게 해야 할 것을 했다. 블로킹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기에 이 부분을 코치들과 집중적으로 다듬었고, 전체적으로 슬라이드 스텝이 빠르지 않은 팀 투수들의 사정을 고려해 팝타임을 줄이기 위해 땀을 흘렸다. 가장 먼저 나와 훈련을 시작해, 가장 늦게 훈련이 끝나는 선수였다. 이는 지난해 가고시마 마무리캠프,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그 훈련은 선천적으로 타고 났다는 평가를 받는 어깨와 결합해 올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조형우의 송구 속도는 리그 최정상급이다. 예전에는 다른 기본기가 부족해 공을 던질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이 송구도 빗나가거나 공이 손에 제대로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확실히 동작이 간결해지고 강한 송구를 정확하게 던지고 있다. 하나하나씩 쌓이는 도루 저지에서 그만큼 자신감도 같이 쌓인다.

4월 30일과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서는 리그 최고의 강견 포수가 될 가능성을 모두가 유감없이 확인할 수 있었다. 30일에는 6회 2사 후 류지혁의 2루 도루 시도를 깔끔한 송구로 잡아내 이닝을 스스로의 힘으로 마무리했다. 베이스에 들어오던 유격수 박성한의 글러브로 택배 송구를 했다. 박성한이 해야 할 일은 그저 공을 잘 잡아 글러브를 대고만 있으며 됐다. 모두의 탄성을 유발한 도루 저지였다.

▲ 항상 성실하게 훈련에 임한 조형우는 그 성과와 기회, 자신감이 맞물려 연일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SSG랜더스

자신감이 붙은 조형우는 1일 삼성전 5회에도 심재훈의 2루 도루를 저지했다. 하루 전 모습과 거의 똑같았다. 이번에도 강하고 정확한 송구를 2루로 보냈고, 박성한은 그냥 공을 잡아 글러브만 대고 있었으면 됐다. 송구 강도가 강했을 뿐만 아니라 주자가 들어오는 길목에 정확히 보내면서 완벽한 아웃타이밍을 만들었다. 이틀간 두 번의 실패를 기록한 삼성 주자들은 이후 더 뛰지 못했다. 도루 저지율보다 더 빛나는 억제 능력이었다. 조형우는 그간 묵묵하게 땀을 흘렸던 그 시간을 던지고 있었다.

이지영의 부상 이후 주전 포수가 된 조형우는 공·수 모두에서 괄목할 만한 활약으로 팬들의 환호를 모으고 있다. 시즌 16경기에서 타율 0.268, 2홈런, 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33으로 공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조형우는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기록을 남기고 있다. 올해 수비 105이닝을 소화하며 폭투는 4개, 패스트볼은 하나만 기록했다. 좋은 수치다. 도루 저지율도 42.9%로 높고, 무엇보다 조형우 앞에서 주자들이 뛸 엄두를 잘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물론 블로킹이나 포구 측면에서 더 다듬을 것이 있고, 경험이 많지는 않기에 앞으로 어떤 시즌 운영을 보여줄지는 다소간의 미지수로 남아있다. 그러나 이 선수가 어떤 포수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모두가 확인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SSG에는 “열심히 노력한 선수는 더 믿고 과감하게 써야 한다”는 육성의 기본 원리를 일깨워주고 있다는 또 다른 중요한 의미가 있는 가운데, 2026년 아시안게임에 나갈 젊은 포수로도 당당히 입후보했다.

▲ SSG 차세대 포수로 공인되고 있는 조형우는 2026년 아시안게임에도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SSG랜더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