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대법원에 베네수엘라인 임시 보호 지위 박탈 요청

최우리 기자 2025. 5. 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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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이주민 추방 소송전
텍사스 법원 “베네수엘라인 심리 없이 추방 불법” 판결
28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 안슨의 구치소인 블루보넷 안뜰에서 드론을 향해 손을 흔드는 베네수엘라인 수감자들. 텍사스/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30만명의 미국 내 베네수엘라인의 임시 보호 지위를 박탈하려는 것을 법원이 막아서자, 이번에는 대법원에 이들의 지위 박탈이 가능하도록 조처를 요청했다.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각) 미국 법무부가 베네수엘라인들에게 부여된 임시 보호 법적 지위(TPS) 종료를 중단시킨 지난달 연방 판사 명령을 보류해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법무부 쪽은 “수십만명의 베네수엘라 국민은 베네수엘라에 머물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방 항소 법원은 지난달 18일 이미 연방 판사의 명령을 일시 중단해달라는 법무부의 요청을 기각했다.

베네수엘라는 정치·경제 위기 상황으로 수백만명의 시민들이 남아메리카 다른 지역이나 미국, 멕시코 등으로 이주해있다. 미국에도 약 30만명이 이주한 상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임시 보호 지위를 부여했다.

그러나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며 이민자 단속을 강화하며 이들의 지위는 흔들렸다. 2월3일에는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이 베네수엘라인들에게 부여됐던 법적 지위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의 에드 첸 판사가 베네수엘라 국민에 대한 보호는 유효하다고 판결해 제동을 걸었다. 이 판결로 이달 7일 추방 예정이었던 베네수엘라인 30여만명이 계속 미국에 머물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법무부가 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한편, 텍사스 남부 지방법원 페르난도 로드리게스 주니어 연방 판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전시 외국인 적법’(Alien Enemies Act)을 이용해 외국 갱단원이라고 의심되는 사람들을 구금하고 추방한 것은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텍사스 남부 시설에 구금된 이민자들이 제기한 집단 소송의 결과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이 전쟁 중이거나 외국 세력의 침입을 받을 경우 대통령이 해당 국가 출신 외국인을 체포,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이 법률에 기반해, 베네수엘라 출신 중 몸에 특정 타투(문신)가 새겨진 경우 베네수엘라 최대 갱단 ‘트렌 데 아라과’ 갱단원이라고 낙인찍어 추방하고 있다. 이 법은 1798년 제정되어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 정부 시절 사용한 적이 있다.

판사는 이 법이 18세기 만들어졌으며, 이 법을 이용해 정부가 수백명을 심리도 하지 않고 추방한 것은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판사는 “갱단원들이 미국에 있는 것이 침략이나 약탈적 침입이라고 볼 수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3월에 발표한) 선언문에는 갱단원들이 미국에서 범죄에 관여했다고 하지만, 조직적 무장 공격을 했다는 내용은 없다. 베네수엘라가 이들을 통해 이 공격을 시도했다는 내용도 없다”고 짚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법 관련 최초의 직접적인 법원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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