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파주시 반려견 놀이터, 시설·관리 부실 도마위⋯1억 투입 ‘예산 낭비’ 지적

오윤상 기자 2025. 5. 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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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 놀이터 바닥, 콘크리트로 포장...반려견 시설로 부적합
장마철 침수 우려로 매년 철거·재설치 반복해야
놀이터에 배변봉투 무더기 쌓여...공중화장실 사실상 방치
놀이터 내 격리장에 쌓여있는 배설물
▲ 파주시 금릉동 '공릉천 반려견 놀이터' 전경.

파주시가 지난달 7일 개방한 '공릉천 반려견 놀이터'가 부실한 시설과 관리 부재로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1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정작 반려견이 놀 수 없는 공간으로 만들어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다.

2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파주시 금릉동 공릉천변에 조성된 반려견 놀이터는 약 1억16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됐다. 무료 개방되는 시설로, 중·소형견(908.6㎡)과 대형견(408.8㎡) 전용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각 공간에는 배변봉투 수거함과 반려동물 소변전용 공중화장실, 벤치·테이블 등 편의시설도 함께 조성됐다.

하지만 정작 반려견이 놀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놀이터 바닥이 콘크리트로 포장돼 있어 관절 질환에 취약한 반려견에게 적합하지 않으며, 그늘막 하나 없이 햇볕에 그대로 노출돼 여름철에는 이용 자체가 어렵다.

관리 실태는 더 심각하다. 배변봉투 수거함이 설치돼 있음에도 '사용한 배변봉투는 집으로 가져가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으며, 실제 수거는 이뤄지지 않았다.

▲ 놀이터 내부에 설치된 배변봉투 수거함에 배변이 담긴 쓰레기가 가득차 있다.
▲ 놀이터 내 격리장 한편에 봉투에 담긴 애견 배설물들이 그대로 쌓여 노출돼 있다.

시는 관리자 부재로 인한 운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수거함을 설치하고도 배설물은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는 이용수칙을 정했다. 결국 수거함 설치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놀이터 구석에는 사용된 배변봉투가 무더기로 쌓여 있었고,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공중화장실은 사실상 방치돼 악취와 위생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특히 장마철에는 침수 우려로 인해 매년 철거와 재설치를 반복해야 해 지속적인 예산 낭비도 피할 수 없는 구조다. 

반려견과 함께 이곳을 찾은 금촌동 주민 이모씨는 "반려견이 놀 수 없는 반려견 놀이터를 만든 파주시 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만들어놓고 관리를 내팽개치면 무슨 의미가 있나. 전형적인 세금 낭비"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파주시 관계자는 "마사토 포장을 고려했지만, 해당 부지가 한강유역청 관할로 하천법을 따라 콘크리트를 쓸 수밖에 없었다"며 "관리 인력을 둘 수 있는 규모는 아니며, 현재 예산 추경을 통해 그늘막 설치와 수거함 운영 등 보완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파주=글·사진 오윤상 기자 oy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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