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간첩' 낙인찍은 하버드대 교수, 진짜 중국 칭화대 합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기 집권 당시 만든 중국 스파이 금지법 격인 '차이나 이니셔티브 캠페인'을 통해 유죄 판결을 받았던 저명한 미국인 나노기술 연구자가 결국 중국 대학에 합류했다.
2일 홍콩 SCMP(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칭화대 선전국제대학원은 지난 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물학과 의학 분야에서 나노기술을 통합하는 선구자인 66세 찰스 리버(Charles M. Lieber) 교수가 칭화대가 2019년 설립한 선전국제대학원에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버 교수는 또 선전 의학연구 및 번역아카데미 연구원도 겸직할 예정이다.
리버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 화학과 전임 교수였으며 나노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분류된다. 그러나 2020년 미국 FBI(연방수사국)에 의해 중국 정부 주도 해외 인재 유치 프로그램인 '천인계획', 그리고 우한이공대와 관계를 허위로 진술하고 관련 수입을 세금 신고에서 누락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듬해 유죄 판결과 함께 구금 및 가택연금, 2년의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간단히 말해 중국 간첩 의혹을 받고, 유죄가 인정됐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중국과 연루 의혹을 받는 미국 내 연구자들을 조사하기 위해 법무부를 통해 '차이나 이니셔티브 캠페인'을 전개했다. 중국은 "학계 협력을 저해하고 반아시아적 편견을 조장한다"고 강하게 비난했지만, 캠페인은 아랑곳 없이 2022년까지 진행됐다.
주요 타깃은 중국과 연계된 산업스파이 활동, 중국 천인계획에 참여해 중국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았으면서 이를 은폐한 행위, 기술 탈취를 목적으로 미국에 입국한 국영기업이나 연구기관 직원 및 유학생들이었다. 리버 교수 유죄 사건은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지금도 손꼽힌다. 그는 우한이공대 등으로부터 월급과 생활비, 연구실 설립 지원금 등으로 우리 돈 약 30억원 가까운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버 교수가 정말 당시에 중국 돈을 받고 미국 나노기술을 훔쳤는지, 아니면 리버 교수에게 전해진 거액의 돈이 중국 대학의 순수한 연구 협력 시도였는지는 미국 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리버 교수가 칭화대에 합류하면서 미국 나노기술의 중국 유출은 분명히 현실화했다.
리버 교수는 칭화대 측이 밝힌 콘텐츠에서 "새로운 연구 여정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으며, 가능한 한 빨리 일을 시작하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그는 작년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중국 본토나 홍콩에서 일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며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고 다른 학자들의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SCMP에 따르면 리버 교수가 맡게 될 또 하나의 타이틀인 선전의학연구 및 번역아카데미를 설립한 니엥 얀 역시 미국에서 유턴한 중국인 연구자다. 미국 프린스턴대에 몸담았다가 차이나 이니셔티브 캠페인 막판인 2022년 중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리버는 내가 20여년간 지켜본 과학자 중 최고"라며 "리버의 부임은 선전 과학기술 발전에 새 장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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