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민희진·뉴진스는 무엇을 남겼나 [이슈&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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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와 민희진의 갈등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민희진과 뉴진스의 주장은 지엽적인 것에 그쳤다.
올해 3월 뉴진스에 대한 전속계약 권리를 인정해 달라는 어도어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재판부는 뉴진스가 어도어 계약 해지를 주장하는 7가지(+@) 주장을 단 하나도 인정하지 않았다 설득력이 부족한 이유를 조목조목 나열해 설명했다.
조용히 사태를 지켜보던 5개 대중음악단체는 이달 초 민희진과 뉴진스 사태를 언급하며 '템퍼링' 근절을 위한 법적 제도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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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하이브와 민희진의 갈등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났다. 전쟁의 주축인 그룹 뉴진스가 무대에서 멀어진 시간이기도 하다. 양측은 지난 1년 간 평행선을 그리며 벌어진 입장 차를 명백히 확인했다. 타협의 가능성은 희미해졌다.
이른바 '뉴진스 사태'는 특정 K팝 기업과 아티스트의 사사로운 갈등에 한정되지 않는다.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시시비비에서 촉발된 이들의 싸움은 K-팝 산업 전반의 구조에 대한 문제점을 되짚게 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하이브는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그를 대표직에서 해임했다. 민희진은 당시 하이브를 상대로 어도어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재판부가 이를 인용하며 승리를 거머쥐는 듯 했지만 끝내 제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민희진은 물러나기 직전까지 어도어의 독립적인 경영권 보장을 요구했다. 하이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그의 무기는 '뉴진스 홀대', '아일릿 표절' 등에 대한 의혹 제기였다. '뉴진스 사태' 초반, 민희진은 '자율'과 '독립'이라는 프레임을 여론화 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구체적 쟁점 사안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과정에서 민희진과 뉴진스 측의 주장에 공백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뉴진스 사태'는 엔터 기업의 IP인 아티스트의 능동적 권한이 어디까지 보장돼야 하는지, 또 창작자와 레이블 경영인에 대한 권한을 어느 영역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에 있어야 했다.
하지만 민희진과 뉴진스의 주장은 지엽적인 것에 그쳤다. 아일릿 매니저가 하니의 인사를 무시하라고 말한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따지는 일이 정말 중요한 것일까. 연습생 시절 영상을 언론에 공개한 것이 계약해지 사유가 될 일인가.

올해 3월 뉴진스에 대한 전속계약 권리를 인정해 달라는 어도어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재판부는 뉴진스가 어도어 계약 해지를 주장하는 7가지(+@) 주장을 단 하나도 인정하지 않았다 설득력이 부족한 이유를 조목조목 나열해 설명했다.
을이 갑에 대항하는 것처럼 비춰졌던 '뉴진스 사태'는 논리가 부재한 을의 주장으로 정당성을 얻지 못했다. 한 푼의 정산금도 받지 못한 연습생 및 일부 아티스트들, 진짜 을들이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 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찌감치 K팝 종사자들은 이번 사태를 본질적 시선으로 접근했다. 조용히 사태를 지켜보던 5개 대중음악단체는 이달 초 민희진과 뉴진스 사태를 언급하며 '템퍼링' 근절을 위한 법적 제도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뉴진스와 민희진이 법적 판단을 받기도 전 독자 활동을 하는 건 문제라고 했다.
'뉴진스 사태'가 특정 인물을 둘러싼 이슈에 그친 것도 그 이상의 진보적 논의를 저해하는 원인 중 하나다. 사태의 시작과 중심은 언제나 민희진, 또 민희진이었다. 본안 소송에서도 어도어, 뉴진스는 그의 존재를 두고 대립했다. 뉴진스가 과거에도 현재에도 어도어에 요구하는 것은 금전적 처우 개선이나 자신들에 대한 대우 등이 아니다. 이들 요구의 요지는 언제나 민희진과 함께 하는 것이었다.
“회사(연예기획사)가 정산을 안 해 준 사건을 처리해봤다. 회사가 정산을 한 번도 안 해주고 그러면 연습생들은 다른 걸로 먹고 살아야 하니 신뢰 관계가 깨졌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사건은 특이한 경우라 (뉴진스가 주장하는) 신뢰 관계의 기준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겠다”
해당 사건과 얽힌 또다른 소송 빌리프랩과 민희진의 소송을 맡은 부장판사의 말이다. 갈등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는 뜻일 것이다.
애석하게도 뉴진스 사태는 연예기획사의 시스템 발전이나 소속 연예인들의 처우 개선 등 K팝 문화에 대한 담론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고질적 문제인 템퍼링 논란을 촉발시켰다.이들의 족적에서 그나마 유의미한 의미는 이것 뿐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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