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공백은 없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하이브 [IZE 진단]

아이즈 ize 윤준호(칼럼니스트) 2025. 5. 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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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윤준호(칼럼니스트)

사진제공=하이브

그룹 방탄소년단과 세븐틴, 걸그룹 르세라핌과 뉴진스 등을 보유하고 있는 K-팝 기업 하이브의 1분기 매출액이 처음으로 5000억 원을 돌파했다. 스스로도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역대급'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이는 꽤 의미심장하게 읽힌다. 최근 2년 간 "K-팝 시장의 정점이 지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사이 하이브의 메인 엔진인 그룹 방탄소년단은 군복무로 인해 공백기를 가졌고, 가장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던 뉴진스는 분쟁의 주체가 되며 개점휴업 상태다. 하이브를 탓하는 팬덤의 목소리도 커지며 "호재보다 악재가 많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하이브는 보란 듯 역대 1분기 최대 매출액으로 이 난관을 극복한 모양새다. 그 동력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하이브는 레이블 체제다. 빅히트에는 방탄소년단·투모로우바이투게더, 플레디스에는 세븐틴·TWS, 쏘스뮤직에는 르세라핌, 어도어에는 뉴진스, 코즈에는 지코·보이넥스트도어, 빌리프랩에는 엔하이픈이 속해 있다. 이 안에서 핵심은 '선순환'과 '세대 교체'다.

오랜 기간 K-팝은 '구멍 가게'에 머물렀다. 왜일까?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탓이다. 하나의 그룹이 큰 성공을 거둔다고 해도 후속 그룹의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OOO의 동생 그룹'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려 노력하지만 실질적인 팬덤 구축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다. 아울러 최대 계약 기간이 7년이라 재계약 이슈가 발생하고, 생명력이 짧다는 것도 단점이다. 일반적인 사회초년생이 30대인 반면, K-팝 업계에서 30대는 이미 '원로' 취급을 받는다. 

하지만 하이브는 선순환 구조를 쌓아올렸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TWS 등이 단단한 팬덤을 모으며 각자의 세계관을 형성하는데 성공했다. 더 이상 선배 그룹의 후광을 입지 않아도 된다. 그들의 매출이 크게 신장하며 방탄소년단의 공백을 말끔하게 메웠다. 

이는 곧 세대 교체를 의미한다. 방탄소년단은 2013년 데뷔했다. 2024년 가동한 TWS와는 11년의 격차가 있다. 2010년생 팬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팬은 방탄소년단의 초창기 모습을 알기 어렵다. 그들의 성장 서사를 곁에서 지켜보지 못했기 때문에 '방탄소년단 세대'가 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반면 TWS의 데뷔년도에 이 팬의 나이는 14세다. TWS와 함께 성장해가는 진성 팬덤으로 유입될 수 있는 나이다. 

즉 10년의 시간만 흘러도 각 세대가 지지하는 그룹은 달라진다. 이런 측면에서 하이브는 다양한 연령층의 K-팝 그룹을 공급하면서 세대별 팬덤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세대 교체'의 의미도 과거와 다르다. 예전에는 10년 이상 활동하는 K-팝 그룹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10년차가 넘은 방탄소년단과 세븐틴은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새로운 그룹과 팬덤이 유입되면서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더라도, 앞선 그룹과 팬덤이 사라지지 않는다. 하나의 세대가 또 다른 세대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이 거대한 바운더리를 품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뮤직

또 하나는 공연 중심으로 사업 구조에 변화는 준 것이 주효했다. 하이브는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39% 증가한 500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하이브는 "통상적으로 1분기는 연말 활동을 마무리한 아티스트들이 재충전과 함께 새로운 앨범 및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시기로, 신보 발매와 신규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적다"면서도 "올해 1분기에는 방탄소년단 제이홉,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그리고 보이넥스트도어 등 다수의 하이브 뮤직그룹 아티스트들이 월드투어 및 단독투어를 진행하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월드투어를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한 팀들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확대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수치로 증명된다. 음반·원과 공연, 광고를 포함하는 직접 참여형 매출은 3225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64%를 차지했다. 음반·원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의 감소세를 보였지만, 월드투어가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공연 부문 매출이 1552억 원으로 같은 기간 3배 이상 늘었다. 

이와 더불어 투어 관련 상품의 매출도 증가했다.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을 모티브로 한 세븐틴의 '미니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뿔바투', 르세라핌의 '핌즈클럽', 보이넥스트도어의 '쁘넥도' 등 캐릭터 상품들이 매출에 기여했다고 하이브는 전했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단 뉴진스의 공백이 하이브에 별다른 타격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주주 입장에서는 하이브를 더욱 안정적으로 바라보면서 믿고 맡기게 된 셈이다. 또한 오는 6월 말에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전원 군복무를 마치고 사회로 돌아온다. 이미 여러 외신들이 그들의 복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완전체 활동이 가동되면 K-팝 시장은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된다. 물론 이제 세븐틴의 군복무 시기가 도래했지만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을 통해 이해 노하우를 쌓았다. 아울러 13명으로 구성된 세븐틴이 순차적으로 군입대하면서 유닛 체제를 유지한다면 그로 인한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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