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건설, ‘안전’은 뒷전이고 ‘속도’만 그렇게 중요한가 [데스크칼럼]
정치권 몰랐다는듯 시공사 탓
무안공항 충돌참사 본 후에도
공사 속도만 그렇게 중요한가
“×자식들, 국토부 2차관 들어오라 해.”
2020년 늦가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실에서 당시 김태년 원내대표가 전화를 붙든 채 격앙된 목소리를 내질렀다. 국토교통부가 가덕도 신공항 용역비 예산 선반영에 미적대자, 민주당은 강하게 밀어붙였고, 같은 당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법 절차에 어긋난다”고 주저했지만 소용없었다. 170석 거대 여당의 힘 앞에 절차는 뒷순위였다. 불호령을 맞은 손명수 2차관은 결국 이듬해 봄 짐을 싸고 떠났다.(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같은 당 국회의원이 됐다.)
이렇듯 가덕도 신공항 사업에 중요한 것은 늘상 절차가 아니라 속도였다. 출발점은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의 “검토해보라”는 한마디였다. 이후 20년간 신공항은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단골 공약이 됐다.
박근혜 정부는 가덕도 신공항 대신 김해공항 확장을 추진했고, 영남권 단체장들도 합의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자 다시 뒤집혔다. 문재인 정부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해 확장을 백지화했고, 가덕도 특별법으로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면제하며 신공항을 밀어붙였다. 사업을 둘러싼 치열한 숙의는 없었고, 정치적 필요는 늘 속도만 요구했다.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02/mk/20250502104209583eizc.png)
부산시는 즉각 현대건설을 질타하고 나섰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 작년 12월 무안공항 참사가 발생했을 때 부산시장 머리 속엔 어떤 생각이 떠올랐나. 공항 59%는 바다를 매립하고, 나머지는 산봉우리 등을 깎은 뒤 메우는 고난도 공사에 철새충돌 위험도 무안공항보다 훨씬 더 높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설마 시민 안전보다 내년 지방선거가 더 급하단 말은 아닐거라 믿는다.
애초에 무리한 조건을 내걸고 건설사 팔을 비튼 국토부 책임도 크다. 현대건설은 입찰 이후 줄곧 “공기는 9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최근 일어난 신안산선 공사현장 붕괴도 빡빡한 공기 추진이 한몫했다는 분석이 있다. 7년은 무리라는 걸 알면서도 윤석열 정부에선 앞서 예든 손명수 전 차관처럼 자리걸고 바른소리 할 공무원도 없었다.
![가덕도 연대봉에서 바라본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02/mk/20250502104214864qqcq.png)
반면 프랑스 샤를드골 공항 확장 사례는 다르다. 프랑스는 1990년대부터 단계별로 확장을 계획하고, 주변 지역과 지속적 협의를 거쳤다. 정치권이 조급증을 부리지 않고, 전문가 의견과 지역사회 목소리를 조화롭게 반영한 결과, 오래 걸렸지만 최종적으로는 안전하고 효율적 확장이 가능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비 흠뻑 맞으면서도 외친 ‘이 말’...민노총 3만명, 서울 곳곳서 집회 - 매일경제
- “도쿄·오사카는 이제 질려”…5월 황금 연휴, 다들 어디가나 봤더니 - 매일경제
- ‘갈치구이 10만원’ 제주도 바가지 논란 일으켰는데…원산지 알아보니 - 매일경제
- 시어머니 30년간 모시고 산 전인화, 뜻밖의 고백한다는데 - 매일경제
- “바지 위에 팬티 입는 거랑 같은 거야?”...요즘 패션 선두주자는 ‘겹쳐입기’ - 매일경제
- 韓대행 이어 최상목 사퇴...5주간 초유의 사회부총리 이주호 대행 체제 - 매일경제
- [속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유죄 취지’ 파기환송 - 매일경제
- “대통령실 진짜 옮기겠지?”…서울보다 더 뜨거운 세종 집값 - 매일경제
- ‘69억 빚 청산’ 이상민, 비연예인 아내와 법적 부부 됐다 - 매일경제
- ‘흥민이 형! 유로파리그 결승 가자!’ 토트넘, 오랜만에 ‘득점 폭발’…‘존슨-매디슨-솔랑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