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의식이란…작가와 과학자의 뇌 탐구 여행[책과 삶]
후안 호세 미야스·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지음 | 남진희 옮김
틈새책방 | 312쪽 | 1만7000원

프루스트 현상이란 특정 냄새에 자극받아 과거를 기억해내는 일을 일컫는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인공이 마들렌 냄새를 맡고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데서 유래했다. 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에 따르면, 후각은 다른 감각들과 달리 감정을 유발하는 능력이 있다. 냄새가 중개 역할을 하는 수용체 없이 직접 뉴런까지 바로 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익숙한 향수 냄새에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본 낭만적 경험은 사실 극미량의 물질 입자가 뉴런과 접촉한 일이었던 것이다. 인간의 의식을 탐구하다보면 이같이 이성과 감성이 혼재돼 있다.
과학은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다. 동일 조건에서 같은 결과값을 내야 한다. 문학은 수많은 예외를 감싸안는다. 같은 향기에도 저마다 다른 과거의 풍경을 소환한다. 하지만 인간을 이해하는 도구로서 둘 다 유효하다.
스페인 현대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꼽히는 후안 호세 미야스와 스페인 부르고스의 인간진화박물관 부관장으로 재직 중인 고생물학자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이 두 사람의 뇌 탐구 여행이 이를 증명한다.
이들이 함께 책을 펴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루시의 발자국>(2021)에서 인간의 탄생과 진화를, <사피엔스의 죽음>(2023)에서 노화와 죽음을 다뤘다.
의식은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능력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한 경험이 있다면 이 책에 빠져들 것이다. 책은 병렬식으로 이론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 자연스레 의식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 ‘나’의 의식은 정말 ‘나’만의 것일까. 옮긴이는 “개인의 세계관은 인간이라는 사회 집단의 진화와 분리될 수 없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럼프, 한국 등 향해 “호르무즈에 군함 파견하라···석유 공급받는 나라들이 관리해야”
- [속보]사우디 투입 군 수송기, 200여명 태우고 출발···중동 한국인 대피 ‘사막의 빛’ 작전
- 유조선에서 흘러나온 기름 ‘꿀꺽꿀꺽’···해양 지킴이 로봇 등장
- [타보니]오로라 프로젝트 2탄 르노 필랑트…“디자인이 다 했다”
- [단독]법무부, 임금체불 피해 필리핀 계절노동자 재입국 허용···‘농장주 추천 필요’ 입장서
- 북한이 쏜 미사일은 ‘600㎜ 방사포’···김정은이 자랑했던 그 미사일
- 구멍나고 공기 새는 낡은 국제우주정거장, 2년 더 쓴다···바로 ‘이 나라’ 때문
- 구인 않고 국과수 감정 기다리는 새···‘스토킹 살해’ 앞에서 전자발찌는 무용지물이었다
- 미국서 팰리세이드 ‘전동시트 끼임 사고’에…현대차, 일부 사양 판매 중단
- [기울어진 나라 ②] 지분 쪼개고, 대표 넘기고…지방의원의 수의계약 ‘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