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의식이란…작가와 과학자의 뇌 탐구 여행[책과 삶]

신주영 기자 2025. 5. 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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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의 의식
후안 호세 미야스·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지음 | 남진희 옮김
틈새책방 | 312쪽 | 1만7000원

프루스트 현상이란 특정 냄새에 자극받아 과거를 기억해내는 일을 일컫는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인공이 마들렌 냄새를 맡고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데서 유래했다. 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에 따르면, 후각은 다른 감각들과 달리 감정을 유발하는 능력이 있다. 냄새가 중개 역할을 하는 수용체 없이 직접 뉴런까지 바로 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익숙한 향수 냄새에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본 낭만적 경험은 사실 극미량의 물질 입자가 뉴런과 접촉한 일이었던 것이다. 인간의 의식을 탐구하다보면 이같이 이성과 감성이 혼재돼 있다.

과학은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다. 동일 조건에서 같은 결과값을 내야 한다. 문학은 수많은 예외를 감싸안는다. 같은 향기에도 저마다 다른 과거의 풍경을 소환한다. 하지만 인간을 이해하는 도구로서 둘 다 유효하다.

스페인 현대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꼽히는 후안 호세 미야스와 스페인 부르고스의 인간진화박물관 부관장으로 재직 중인 고생물학자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이 두 사람의 뇌 탐구 여행이 이를 증명한다.

이들이 함께 책을 펴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루시의 발자국>(2021)에서 인간의 탄생과 진화를, <사피엔스의 죽음>(2023)에서 노화와 죽음을 다뤘다.

의식은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능력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한 경험이 있다면 이 책에 빠져들 것이다. 책은 병렬식으로 이론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 자연스레 의식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 ‘나’의 의식은 정말 ‘나’만의 것일까. 옮긴이는 “개인의 세계관은 인간이라는 사회 집단의 진화와 분리될 수 없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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