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웬수는 한 끗 차이…다 맘먹기에 달렸다[그림책]

너를 용서할게 알렉스
케라스코에트 지음 | 이다랑 감수
터치아트 | 40쪽 | 1만6700원
고작 반나절의 일이다. 그러나 알렉스에게도 친구에게도 참 긴 시간이었다. 미안하고 속상하고 슬펐다가, 다시 즐겁고 기쁘고 아무렇지 않게 되기까지.
학교에 온 아이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저마다의 놀이로 분주하다. 삼삼오오 모여 구슬치기도 하고 농구공을 주고받으며 뛰어다니기도 한다. 벤치가 있는 쪽에선 피터가 자신이 그린 그림들을 나열하고 있다. 벤치는 곧 전시장이 되고 모여든 친구들은 함께 보며 즐거워한다.
그런데 하필 알렉스가 던진 농구공이 그쪽으로 튀었다. 공은 벤치 위를 강타했고 그림들은 물웅덩이 속으로 나풀나풀 떨어졌다. 피터는 젖은 그림을 들고 울먹였고, 친구들은 모두 알렉스에게 냉랭해지기 시작했다.
종이 울리자 우르르 교실로 향하는데 뒤따르는 알렉스의 어깨가 축 처져 있다. 그렇게 알렉스는 교실에서도, 급식실에서도 외톨이가 됐다.
수업을 마친 아이들이 다시 운동장에 모여든다. 농구 골대 아래에 우두커니 서 있는 알렉스 곁으로 누군가 다가온다. 피터다. 둘은 어색한 공기를 깨고 두 손을 맞잡는다. 갈등의 원흉인 농구공을 주고받으며 환하게 웃는다.
이 책은 진짜 그림책이다. 설명도 대사도 없다. 알 수 있는 건 농구공을 든 갈색 머리 아이가 알렉스라는 것뿐이다. 피터는 가상의 이름이다. 보는 이의 상상에 따라 이 이야기는 얼마든지 각색될 수 있다. 실수였음에도 따돌림을 당해야 했던 알렉스에게 공감할 수도, 소중한 걸 잃어 화가 난 피터에게 더 마음이 쓰일 수도 있다.
그래서 ‘용서’라는 행위와 감정을 주입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용서의 과정을 스스로 이해하게 하는 ‘체험’ 같은 책이다.
임지영 기자 iimi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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