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률 4개월 째 2%대...근원물가 13개월 만 가장 많이 올라

지난달 농산물과 석유류 등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들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4% 오르면서 작년 3월(2.4%) 이후 13개월 만에 상승폭이 가장 컸다. 연초 정치적 혼란을 틈타 식품업체들이 줄줄이 가격을 올리고,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인한 환율 상승 등 압박도 거세지면서 물가가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16.38로 전년 동월 대비 2.1% 올랐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는 지난 1월(2.2%)부터 2월(2.0%), 3월(2.1%), 그리고 4월까지 넉 달 연속으로 2%대를 유지하고 있다. 2%는 한국은행이 물가상승률 목표로 제시한 수치다.
연초 미국의 석유 증산 등으로 국제 유가가 떨어졌던 게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1.7% 떨어졌다. 휘발유(-2.4%)와 경유(-2.9%) 등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일제히 감소했는데, 이는 작년 11월에 각각 3.4%, 10.4%씩 하락한 이후 5개월 만이다. 농산물 가격도 작년 주요 과일과 채소 가격이 높았던 기저효과로 지난달에는 1.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과(-5.7%)와 참외(-16.5%), 파(-20.8%) 등 가격 하락폭이 특히 컸다.
그러나 연초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상과 국제 무역 분쟁으로 인한 환율 상승 등 여파로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는 크게 올랐다. 지난달 가공식품 가격은 4.1% 뛰면서 지난 2023년 12월(4.2%) 이후 1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외식 가격도 3.2% 올랐는데, 작년 2월(3.4%) 이후 1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이로 인해 근원물가에 해당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오르면서 작년 3월(2.4%)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도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품목을 추려서 작성한 생활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오르며, 반년째 전체 물가 상승폭을 넘어섰다. 채소·과일값과 기름값이 떨어지면 체감물가도 낮아지기 마련이지만, 가공식품과 식당에서 사 먹는 먹거리 가격이 오른 게 그 영향을 상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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