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상품 잊게한 이호준 히트행진

김하진 기자 2025. 5. 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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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전 전민재 대신 투입
3안타 치며 팀 승리 기여
동명이인 호부지도 응원
롯데 이호준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에서 가장 잘 치던 타자가 부상으로 이탈한 날, 새로운 선수가 나타났다.

롯데는 4월30일 고척 키움전에 앞서 주전 유격수 전민재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전날 사구 여파 때문이다. 전민재는 4월29일까지 타율 0.387로 리그 1위를 지킬 정도로 가장 타격감이 좋았지만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이날 전민재 자리에 이호준을 투입했다. 9번이라는 타순에서도 알 수 있듯 타격에 대한 큰 기대는 없었다. 경기 전까지 이호준의 시즌 타율은 0.200에 그쳤다. 김 감독도 “한 번 정도 좋은 타구가 나올 수 있다” 정도만 기대했다.

이날 이호준은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팀의 10-9 승리에 기여했다. 전민재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2024년 롯데에 입단한 이호준은 지난해 1군에서 12경기를 뛰며 경험을 쌓았다. 수비에서 먼저 좋은 평가를 받아 올시즌 전 스프링캠프에서도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내야 경쟁이 치열한 탓에 개막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지만 개막 일주일도 되지 않아 3월28일 바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4월 초까지 전민재가 잠시 주춤한 사이 유격수로 나서기도 했다. 4월2~3일 한화전에서는 6타수 4안타 타율 0.667로 맹타를 휘둘렀다. 4안타 중 3루타가 2개나 됐다.

그러나 경험이 적은 탓에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4월4일 두산전에서는 악몽같은 하루를 보냈다.

7회 추재현의 강습 타구를 잡으려다 글러브에 공이 맞아 튕겨 나간 게 시작이었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양의지의 타구를 한번 더듬었다가 1루로 악송구했다. 8회에는 양석환의 공을 잡으려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거의 주저 앉았고 박계범의 땅볼 타구를 처리할 때에는 엉거주춤하다 엉덩방아를 찧었다.

허둥지둥 하면서도 끝까지 공을 잡으려고 애쓰는 2년차 선수의 모습에 팬들도 비난보다 오히려 응원을 할 정도였다. 이날 키움전 활약 뒤 당시를 떠올린 이호준은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신이 없어서 일단 하려고 했는데 뜻대로 해도 안 되고 몸도 안 따라줬다”며 “솔직히 ‘이제 욕을 먹겠구나’ 생각했는데 너무 많이 응원을 해주셔서 오히려 감동 받았다”라고 했다.

그 혹독한 경험은 도움이 됐다. 계속 1군 엔트리에서 자리를 지키던 이호준은 팀이 가장 필요한 순간에 활약하면서 진가를 발휘했다. 이호준은 “준비를 열심히 했었고 기회가 온다면 잡으려고 훈련 때부터 열심히 해왔다”고 돌이켜봤다.

동명이인이자 까마득한 대선배 이호준 NC 감독의 격려도 있었다. 이호준은 “사직구장 라커룸 앞에서 마주쳤는데 ‘너 나랑 이름 똑같지’라고 하셨다. ‘열심히 하라’고 해주셨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현역시절 2053경기에서 타율 0.282 337홈런 1265타점을 기록한 오른손 장타자다. 이호준은 “감독님이 현역 시절 어떤 선수였는지 잘 알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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