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과' 이혜영 "손에 불붙고 갈비뼈 금 가고 원없이 액션 해봤죠" [인터뷰]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이혜영이 민규동 감독이 연출한 영화 '파과'에서 한때 킬러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추앙받았으나 이제 은퇴를 종용받고 있는 60대 여성 킬러 조각 역을 맡아 5월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지난 4월 30일 개봉한 '파과'는 2013년 출간된 구병모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으로 바퀴벌레만도 못한 인간들을 처리하는 신성방역에서 40여년간 활약해온 60대 여성 킬러 조각(이혜영)과 평생 그의 뒤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의 필생의 대결을 그린 액션 드라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이혜영과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파과'의 타이틀롤을 맡아 지난 2월 베를린영화제부터 제작보고회, 언론배급시사회 및 '짠한 형'을 비롯한 유튜브, 예능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며 영화의 전면에서 홍보 활동을 진행 중인 그는 그 어느 배우보다 유쾌하고 매번 좌중을 집중시키는 에너지가 있었다. 무엇보다 단 1분의 답변도 놓치기 싫었던 이유는 그의 모든 대답이 지나칠 정도로 솔직하다는데 있었다. 그럼에도 매번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겸손한 태도 또한 인상적이었다.
"'파과'의 원작 소설을 먼저 봤어요. 소설을 봤을 때 든 생각은 '남들에게 전설로 불리게 됐던 그녀의 수수께끼 같은 힘은 무엇이었을까'였어요. 그 원천이 궁금했고 매력으로 다가왔죠. 킬러 이야기는 비현실적으로 생각이 됐고 잘 그려지지는 않았어요. 민규동 감독님이 영화를 만든다고 제안을 해주셨는데 제가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를 좋아했거든요. '판타지를 넣어서 만들려고 하시나' 했었죠."

원작에는 조각이 액션을 펼치는 내용이 중심을 이루지 않았지만 민규동 감독이 영화의 방향성을 액션으로 설정한 후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했다. 그가 연기한 조각 역은 어느새 60대 노년의 나이에 이르러 손도 떨려오고 간혹 정신도 흐릿해지며 몸이 말을 듣지 않을 때가 있지만 40여년을 킬러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활약해온 인물 아닌가. 시간이 흐를수록 액션 장면은 더 요구됐고 민규동 감독의 요구도 많아졌다.
"액션을 하다가 처음 다쳤던 장면이 이태원 클럽에서 마약 조직 보스에게 패대기쳐지는 신이었어요. 상대 배우가 저를 집어던지고 싱크대에 부딪히는 신이었는데 그 장면을 찍다가 갈비뼈가 나갔죠. 탁 넘어졌는데 숨을 못쉬겠더라고요. 소파에 드러누워서 가만히 있었죠. 그런데 병원에 갈수가 있나요. 이태원 촬영현장이 2~3일 예약된 상태였기에 그 안에 찍어야 했죠. 그래서 그냥 계속 찍었어요. 결국 갈비뼈 하나가 더 나갔죠. 나중에는 몸만 망치고 영화는 제대로 안 나오면 어쩌나 불안감도 들고 고독도 밀려오더라고요. 잔부상은 계속 입었어요. 조깅신만 찍어도 발목을 다쳐서 정형외과에 가야하고 바이크신 찍다가 손목이 안 좋아져서 병원에 갔죠. 육체적으로 굉장히 힘이 들다보니 감정신을 연기하는데 몰입이 방해됐죠. 감정과 기술의 경계에 서서 정말 쉽지 않았어요. 이번에 민규동 감독님에게 배운 것이 많아요."

이혜영의 액션 촬영 에피소드는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민규동 감독은 조각의 액션은 액션 전문 배우에게서 볼 수 있는 힘과 속도가 넘치는 것이 아닌 노쇠한 노인의 몸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액션을 추구했다. 이혜영은 "엔딩신 폐건물의 원형 경기장 같은 곳에서 반원을 그리며 낮은 포복으로 오리걸음을 걷듯 리허설을 완벽하게 해냈었다. 철저한 위장신이어서 절대 밖으로 머리가 보이면 안되는 장면이었고 그 신에서는 내가 스턴트 대역보다 더 훌륭히 소화해냈었는데 아쉽게도 영화에 그 장면을 안쓰셨더라"며 아쉬워했다.
"심지어 손에 불이 붙은 적도 있어요. 가스총을 사용하는 신이었는데 적이 저에게 총을 쏠 때 제 어깨에서 폭발하는 효과를 내려고 화약의 파편을 심어놓은 것이 터지면서 때마침 내 손에 쥐어져 있던 가스총의 가스에 불이 붙어 손까지 불붙고 말았죠. 그런 일이 있었는가 하면 김강우 얼굴 위로 칼을 내리 찍는 장면이 있었는데 김강우 씨 얼굴 앞으로 칼을 휙 꽂았는데 갑자기 날이 확 돌며 생각지 못한 회전을 했어요. 아찔한 순간이 많았어요. 정말 원없이 액션을 해본 것 같습니다."
민규동 감독은 제작발표회 당시 노년의 여성 킬러를 주인공으로 한 '파과'가 상업 영화로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 마치 기적처럼 느껴진다고 밝힌바 있다. 부상투혼도 마다하지 않은 채 강렬한 액션 연기는 물론이고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오다가 노인이 되어 조금씩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게 된 조각의 감성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낸 이혜영은 '파과'를 단순히 여성 서사 중심의 드라마로만 규정하는 것은 원치 않았다.
"저는 여성 서사라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그저 한 인간이라는 것과 캐릭터가 가장 중요하죠. 제가 배우를 처음 하던 시절에는 여배우의 역할은 남자 배우의 상대 역에 머물렀던 것이 사실이에요. 멜로물이 대부분이었고 멜로에 적합하지 않은 여배우는 코믹하거나 센 역할에 사용됐죠. 저 또한 중심에서 밀려나 있던 적도 있고요. 저는 오랜 시간 상대역이 없는 배우 중 하나였어요. 그런데 저라는 배우가 살아남은 이유를 생각해보면 강한 여성 혹은 독립적 여성의 이미지를 가졌기때문 아닐까요? 그런데 제가 이 나이에 상대 남배우로 김성철을 만나서 운이 좋게도 좋은 호흡을 이룰수 있었죠. 제가 현장에서 항상 '뷰티풀 성철'이라고 부르곤 했는데 정말 어리고 저돌적이면서 청순하고 아름다운 배우였어요. 조각이 매력적이고 성적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는 평까지 받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김성철 배우 덕이었어요."

이혜영의 도전은 '파과'가 끝이 아니다. 헨리크 입센 원작의 연극 '헤다 가블러'로 13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다. '헤다 가블러'는 사회적 제약과 억압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여성의 심리를 다룬 작품으로 이혜영은 2012년 '헤다 가블러' 초연 당시 제 49회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극계 산 역사와 같으신 김의경 선생님이 당시 '헤다 가블러'에 저를 캐스팅해주셨죠. 그때 선생님이 '이혜영이라는 배우가 있기에 이 연극을 할 수 있다. 이혜영이 있어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해주셨어요. 그때 '헤다 가블러'는 내 작품이라고 생각했죠. 유니크함이 매력인 작품이고 마치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했어요. 이번에 국립극단에서 관객분들께 가장 보고 싶은 연극을 투표했는데 '헤다 가블러'가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다고 해요. 아주 영광스럽게 이번 작품의 출연을 결심했어요. 멋지게 해내보고 싶습니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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