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A, 코로나 학습의 심화 버전 [.txt]

1977년 미국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 심포지엄 주제는 ‘고등생물의 염색 구조와 기능’이었다. 현재 고등학교 생물 교과서에 실리는 ‘상식’이 당시 세계적으로 날고 기는 학자들의 주제였다. 1953년 왓슨과 크릭의 DNA(디옥시리보핵산)의 이중나선 구조를 제안하는 2페이지 논문이 발표된 뒤, 생명체의 유전물질 연구는 급속하게 전개되었다. RNA(리보핵산)는 ‘생명 현상의 행위자’ 단백질과 ‘생명체의 근본’ DNA를 잇는 ‘전령체’로 여겨졌다. 하지만 실험 결과로 나타나는 RNA는 수수께끼에 싸여 있었다. 단백질을 만들어내고 사라지기에는 수명이 길었고 안정적이었고, DNA를 그대로 복제하는 대신 사이사이에 ‘인트론’이 포함되어 지나치게 길었다.
토머스 체크는 자칭 ‘DNA파’로 DNA에서 RNA 전사 과정을 관찰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연구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1982년 단백질을 정제한 RNA에서 인트론이 잘려지는 현상을 관찰한다. ‘(잘라내는 역할을 하는) 효소는 단백질’이라는 개념을 무너뜨리는 발견이었다. 그는 이 기능을 ‘리보자임’이라 명명하는 영광을 누렸고 7년 뒤에는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인트론과 리보자임의 발견 등 숨 가쁜 생물학의 전개는 RNA를 생명 현상의 중심으로 부상시켰다. RNA는 생명의 기원 물질이면서 죽음(텔로미어)에 관여한다. RNA 전사 메커니즘이 낱낱이 알려지면서 불치병 정복의 길이 열렸다. 2020년 전세계 감염증 대유행의 중심에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역시 RNA 기반이다. 이 책 ‘RNA의 역사’도 록다운 시기에 쓰였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전국민이 학습했던 RNA의 심화 버전을 이어가기에 더없이 좋은 안내자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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