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준공 리스크' 부동산신탁 재정난…구조조정 도미노 우려

김평화 기자 2025. 5. 2.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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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정부가 지방의 '악성 미분양' 주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약 3000호를 직접 매입하기로 결정한 19일 대구 중구에서 바라본 대구 도심 아파트. 2025.02.19. lmy@newsis.com /사진=이무열


고금리와 고물가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동산 신탁사들이 전방위적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을 중심으로 부동산 부실 리스크가 본격화되고 있다. 중소 건설사를 대신해 책임준공 의무를 떠안은 신탁사들이 줄줄이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리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과 신한자산신탁은 지난해 영업손실로 각각 1068억원, 250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냈다. 저금리 시기였던 2020년을 전후로 책임준공 토지신탁과 정비사업 분야에서 급성장해온 부동산 신탁업계의 위기가 현실화된 것이다.

그사이 금리가 치솟으면서 수익률이 떨어졌다. 신탁사가 늘어나면서 경쟁은 심화됐고, 보수 수익이 줄어들며 신탁사들은 사면초가 상황에 내몰렸다.

특히 책임준공 리스크가 크다. 책임준공은 부동산 PF 대출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시행사를 대신해 시공사(건설사)가 기한 내 준공을 보증하는 제도다. 준공 기한을 어기면 시공사가 사업장 채무를 떠안게 되는 구조다. 건설 경기가 악화되고 원자재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시공사가 감당하지 못하게 되자, 신탁사가 자체 자금을 계속 투입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신한자산신탁은 지난해 3월 인천 원창동 물류센터 개발 사업과 관련, PF 대주단으로부터 57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기도 했다. 공사를 약속한 기한 내에 완공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신탁사들의 재정 건전성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신탁사 평균 부채비율은 2년 만에 약 60%포인트 상승해 90%를 넘어섰다. 2023년 신탁사 전체의 합산 순손실 규모는 5050억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PF발 위기가 신탁사들의 구조조정, 최악의 경우 줄도산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 책임준공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채 방치되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 신탁업계의 전반적인 신뢰도 하락은 물론 금융권 전반으로 위험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신탁사들에 대한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전망도 하향 추세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8일 교보자산신탁과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의 기업신용평가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교보자산신탁의 등급 전망 변경 사유를 △책임준공 확약형 관리형 개발신탁 우발 위험 현실화로 대손비용·재무부담 확대 △책임준공 기한을 준수하지 못한 사업장의 잠재 부담 존재 △업황으로 인한 사업 기반 위축 등으로 제시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자기자본 대비 큰 신탁계정대 투입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됐고, 단기간 내 과거 수준의 부채비율 회복이 어렵다는 점 등이 신용등급 전망 하향 이유로 꼽혔다.

업계 관계자는 "무분별한 책임준공 수주를 지양하고, 자본력에 걸맞는 리스크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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