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적 요소 제거”… 해외 남성들, 속눈썹 싹둑 자르는 이유

해외 남성들 사이 남성성을 강조하기 위해 속눈썹을 짧게 자르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30일 미국 CNN 방송과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최근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남성들이 속눈썹을 짧게 자르는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튀르키예의 한 이발사가 처음으로 게시한 영상물이 입소문을 타고 수천만 회의 조회수를 올린 것을 시작으로 이제는 유럽과 북미, 뉴질랜드 등에서 유사한 콘텐츠가 범람하고 있다고 한다.
CNN은 이를 남성성이 과잉 부각되는 사회 분위기와 연관지었다. 길고 풍성한 속눈썹이 오랫동안 여성적 매력을 상징한다고 여겨져 온 만큼, 이를 철저하게 배척하는 것을 남성적 매력과 등치시킨다는 것이다. CNN은 “점점 더 남성성을 중시하는 오늘날의 정치적 분위기 속에서, 앤드류 테이트와 같은 ‘매노스피어’(Manosphere·남초 온라인 커뮤니티)의 유명 인사들과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와 같은 ‘빅테크 형제’들의 행보를 보면 남성들이 여성적 요소를 제거하고 싶어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흐름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더욱 두드러졌다고 CNN은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 실시된 유권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전통적 남성성 개념을 지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화당 남녀 유권자의 4분의 3 이상이 “현재는 ‘남자다움’의 의미가 변질됐고, 이 같은 변화는 사회에 좋지 않다”고 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남성 유권자의 48%는 “여성이 전통적인 사회적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CNN은 매노스피어의 표심을 얻기 위해 이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행보를 보여온 J.D. 밴스 미국 부통령조차 남성성 강조의 영역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며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벌어진 외모 논란을 언급했다. 작년 10월 TV 토론회에 등장한 밴스 부통령의 모습을 두고 온라인에서 그가 속눈썹을 검고 풍성하게 보이도록 하려고 아이라인 화장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일이다. 당시 논란이 커져 공화당 하원의원 출신 조지 산토스가 직접 밴스 부통령은 화장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에 나서기까지 했다.
이와 관련해 메러디스 존스 브루넬대 젠더학 명예교수는 “사회가 보수적이고 퇴행적으로 변해갈수록 두 성별을 더 다르게 보이도록 하는 압력이 커진다”며 “속눈썹은 강력한 이분법적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명백히 화장을 하지만, 그의 화장은 자신을 더 그을리고 윤곽이 분명하고 더 남성적인 모습으로 만든다”고 했다.
다만 이 같은 해석은 어디까지나 검증되지 않은 가설의 영역이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최초로 유행을 퍼뜨린 튀르키예의 이발사들은 그저 남성 외모를 충실하게 관리하는 지역적 특성의 발현이라고 봤다. 튀르키예의 미용사 페르하트 제이란은 “단지 개성의 영역”이라며 “어떤 사람은 속눈썹을 자르는 게 잘 어울리고, 어떤 사람은 아니다. 얼굴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의도를 떠나 속눈썹을 자르는 행위 자체는 건강에 좋지 않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안성형외과 전문의 비키 리는 “속눈썹은 눈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깜빡임 반사를 유도하고 외부 자극을 차단하는 장벽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눈 위의 공기 흐름을 줄여 수분을 유지한다”고 했다. 이어 “속눈썹을 의도적으로 자르거나 다듬으면 잘못 자른 속눈썹의 단면이 안구와 닿아 염증을 유발한다”며 “속눈썹을 자르는 도구가 실수로 안구에 상처를 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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