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최저임금 올라도 월급은 그대로"…눈물짓는 경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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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이 오르면서 휴게시간도 10시간으로 늘었어요. 월급은 그대로인데, 제대로 된 휴게 공간이 없으니, 초소에서 잠깐 눈치 보며 눈 감는 게 다죠."
지하에 휴게실이 있는 서구의 또 다른 아파트 경비원 강모(70대) 씨는 "소파나 침대 등 휴식 공간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도 않은데, 거기(휴게실)를 여러 명이 이용해야 한다"며 "누가 불편하게 거기 있고 싶겠느냐"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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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시설 없거나 지하실…3개월 단기계약에 문제 제기 못해
"휴게시간 늘리는 등 편법…고용불안 본질 해결해야"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휴게시간도 10시간으로 늘었어요. 월급은 그대로인데, 제대로 된 휴게 공간이 없으니, 초소에서 잠깐 눈치 보며 눈 감는 게 다죠."
1일 세찬 빗줄기가 창을 때리는 정오쯤 찾은 서구의 한 아파트 경비실. 제135주년 세계노동절이자 근로자의 날이지만, 곽모(65) 씨에게는 평소와 다름없는 목요일이다. 곽 씨는 편의점에서 사 온 김밥을 먹다 잠깐 비가 그치자,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챙겨 나갔다. 전자레인지에 데운 김밥이 차갑게 식어가는데도 아파트 곳곳에 버려진 담배꽁초와 쓰레기 줍기에 여념이 없다.
곽 씨는 "오늘 같은 날은 청소 아주머니(미화노동자)들이 쉬기 때문에 더 바쁘다. 아파트 내부까지 치워야 한다"며 "점심시간이라고 해서 쉴 시간이 있는 건 아니다. 규정 자체가 근무지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집에 가지도 못하고, 밥 먹으러 멀리 나가지도 못한다"고 설명했다.
언젠가부터 점심시간이 2시간으로 늘었지만, 허리를 펴고 편안하게 앉거나 누울 시간이나 장소는 없다. 2022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시행으로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경비노동자를 위한 휴게시설 설치가 의무화됐음에도 아직 마련조차 되지 않거나, 있어도 침구 등이 없어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곽 씨는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휴게시간도 늘었다. 야간 오후 11시부터 6시간을 쉬고, 점심·저녁 시간을 2시간씩 쉰다"며 "우리는 휴게실이 없어서 어차피 초소에서 쉬는데, 차라리 휴게시간 줄이고 월급 더 받는 게 좋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하에 휴게실이 있는 서구의 또 다른 아파트 경비원 강모(70대) 씨는 "소파나 침대 등 휴식 공간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도 않은데, 거기(휴게실)를 여러 명이 이용해야 한다"며 "누가 불편하게 거기 있고 싶겠느냐"고 토로했다.
이 같은 처우에도 경비원들은 문제 제기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3-6개월 단기계약이 대부분이라 고용 불안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대전시권익보호센터 '공동주택 노동자 감정노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공동주택관리법 적용을 받는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 근무 경비노동자는 지난해 2683명이다. 이중 계약기간이 3개월인 사람은 1285명(47.9%)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1년을 초과하는 이들은 279명(10.4%)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경비원 처우 개선을 위해선 고용불안의 본질을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의 한 노무사는 "휴게시간을 늘려 임금을 올리지 않는 건 편법이지만, 단기계약 위주의 경비원들은 언제든 해고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이를 문제 삼기 어렵다"며 "현행법상 초단기 계약이 불법도 아니라 법 개정을 통해 1년 이상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근본적인 해결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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