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로 기울었던 중도 변심할까…‘사법리스크 재부각’에 흔들리는 대선판
‘반(反)이재명 빅텐트’ 탄력 가능성…때마침 한덕수 대권 출마 선언
(시사저널=박나영 기자)

대법원이 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이 이 후보의 대권가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1일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장은 조희대 대법원장이다.
대법원은 "'골프 발언'과 백현동 관련 발언은 공직선거법 250조 1항에 따른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2심 판단에는 공직선거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골프를 쳤다는 의혹에 '사진이 조작됐다'는 취지로 발언한 부분이 허위사실 공표가 맞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백현동 용도변경과 관련해서도 "국토부가 성남시에 직무 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피고인이 허위 발언을 했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앞서 대법원이 서둘러 선고기일을 잡자 민주당은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해 '사법리스크'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그러나 이날 대법원이 이 후보의 혐의를 인정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됐다.
이 후보는 대법원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 생각과 전혀 다른 방향의 판결"이라며 당혹스러움을 드러냈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법원의 쿠데타이자 내란 행위", "명백한 선거 개입", "사법 정의가 죽은 날"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선고 직후 당 선거대책위원회와 지도부는 국회에 즉시 모여 대책을 논의한 데 이어 의원총회도 긴급 소집했다.

민주당은 대선일(6월 3일) 전까지 파기환송심이 확정되긴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지지층의 불안감을 달랠 전망이다. 또 '대통령이 재직 중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 제84조를 들어 당선 이후에도 재판이 계속되는 것은 헌법 취지에 반할 뿐 아니라 안정적 국정 운영을 저해한다는 주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즉각 지지층 결집에 나서는 모양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한 브리핑에서 "이 후보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은 명백히 정치재판이고 졸속재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법원의 시간이 아니라 국민의 시간"이라며 "민주당은 대법원의 대선 개입에 맞서 의연하게 국민을 믿고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나아가겠다"고 했다.
이 후보 또한 기자들에게 "법도 국민의 합의이고, 국민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사건 등 사법리스크가 수년 간 이어져 왔는데도 자신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등 정치권 일각의 후보 교체 요구에 민주당은 후보 교체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수석대변인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후보 교체 가능성은 있나'라는 물음에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사법리스크가 재부각되면서 이 후보가 선점했다고 평가받던 중도층의 여론 흐름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에서 떠오르는 '반(反)이재명 빅텐트'가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 부각으로 탄력을 받게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교롭게도 이 후보의 대법 선고 직후 '반명 빅텐트'의 주축 인물로 꼽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사퇴 의사를 밝히고 대선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