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오타니 MVP 대세론에 제동을 걸다니… 김하성-다르빗슈 없어도, 악마의 재능이 있다

김태우 기자 2025. 5. 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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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뛰어난 활약으로 내셔널리그 MVP 레이스에서 치고 나가고 있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5년 시즌을 앞둔 샌디에이고의 프리뷰는 다소 암울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이었지만, 오프시즌 행보가 불안했다. 중계권사 파산으로 돈줄이 마른 샌디에이고는 2년 연속 팀 연봉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2년 연속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났고, 남은 선수들은 죄다 트레이드 블록에 올랐다.

매니 마차도, 잰더 보가츠 등 이미 장기 계약이 되어 있는 선수들이 많아 페이롤 유동성은 꽉 막혀 있었다. 그 과정에서 지난해 팀의 주전 선수들이었던 김하성(탬파베이)과 주릭슨 프로파(애틀랜타)가 팀을 떠나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어야 했다. 반대로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 지구 라이벌들을 전력이 더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4위를 예상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았다.

그런 샌디에이고는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거두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순위표에서 경쟁하고 있다. 1일(한국시간) 현재 서부지구 선두는 LA 다저스(.677)다. 그 뒤를 샌디에이고(.633)와 샌프란시스코(.613), 그리고 애리조나(.533)가 잇는다. 단순히 지금이 시즌 최종 성적이라고 한다면, 샌디에이고는 당당하게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는 수준이다.

에이스인 다르빗슈 유의 부상 이탈에도 불구하고 딜런 시즈, 마이클 킹, 닉 피베타 등이 주축이 된 선발진이 비교적 잘 돌아가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고, 로베르트 수아레스를 중심으로 한 불펜도 탄탄하다. 샌디에이고는 올해 30경기를 하면서 실점이 단 90점에 불과하다. 여기에 타선도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영웅들이 차례로 등장하며 경기를 지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 타티스 주니어는 공수주 맹활약으로 샌디에이고의 시즌 초반 호성적을 이끌고 있다

가장 좋은 활약을 하는 선수는 역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6)다. 올 시즌 맹활약을 하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타티스 주니어는 시즌 29경기에서 타율 0.345, 출루율 0.409, 장타율 0.602, 8홈런, 18타점, 7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11의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안타도 잘 만들어내고, 여기에 장타 생산에 도루까지 올라운드한 플레이로 자신의 재능을 과시 중이다.

원래 재능은 천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선수다. 샌디에이고가 메이저리그에서 143경기만 뛴 타티스 주니어에게 괜히 14년 총액 3억4000만 달러(약 4850억 원)를 제안한 게 아니다. 실제 타티스 주니어는 2021년 130경기에서 타율 0.282, 42홈런, 97타점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MVP 투표 3위를 차지했다. 40홈런을 치는 유격수였다. 어마어마한 매력이었다.

그러나 2022년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시즌 전 구단의 신체검사에서 손목 미세골절이 발견돼 구설수에 오르더니, 복귀할 때쯤은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돼 부상과 징계로 2022년 전체를 날렸다. 2023년 141경기에서 타율 0.257, OPS 0.770으로 성적이 처지며 ‘약물 덕분이었다’는 이미지가 더 강해졌다.

다만 지난해 102경기에서 타율 0.276, 21홈런, 49타점, OPS 0.833으로 서서히 반등하기 시작하더니 올해 시즌 초반 질주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1일(한국시간) 올 시즌 치열해진 서부지구 판도를 다루면서 샌디에이고의 경우 ‘MVP급 시즌’을 보내고 있는 타티스 주니어가 그 중심에 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 현시점 내셔널리그 WAR 1위인 타티스 주니어는 오타니 MVP 대세론에 제동을 걸 선수로 등장했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최유력 MVP 후보는 단연 지난해 수상자인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다. 메이저리그에 투·타 겸업을 신드롬을 일으켰던 오타니는 지난해 팔꿈치 수술 여파로 투수로 등장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타격 하나로도 MVP에 올랐다. 54개의 홈런과 59개의 도루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50-50 클럽의 문을 활짝 열었다. 올해는 어느 시점 투수로도 등판하는 만큼 MVP는 따놨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러나 타티스 주니어가 이를 저지할 유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가 집계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1일까지 2.1을 기록해 내셔널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전체를 통틀어 타티스 주니어보다 더 높은 WAR을 기록 중인 선수는 천상계에 홀로 있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3.2) 뿐이다. 오타니의 WAR은 1.3이고, 아직 투수로 복귀 시점은 잡히지 않았다. 타티스 주니어는 2020년 MVP 투표에서 4위, 2021년 3위를 기록해 두 차례 TOP 5에 들었다. 올해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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