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소멸 막기 위해 '예타 제도' 폐지, 정부는 답해야
어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9회 영호남 시도지사 협력회의에서 시도지사들이 한목소리로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전면폐지'를 정부에 촉구했다고 한다. 특히 김두겸 울산시장은 "현재의 예타 제도는 수도권 대비 인구가 적은 지방의 경우 경제성 지표에서 불리해 지역 발전의 기회를 제한하고 있다"며 전면 폐지를 강력히 주장했다. 이는 지방 소멸 위기에 직면한 비수도권 지자체들의 절박한 외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비타당성조사는 대규모 국책 사업의 신중한 추진과 재정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제도임은 분명하다.
울산이 추진하고 있는 울산의료원 설립 사업의 경우가 대표적 사례다. 공공 의료 서비스 확충이라는 절실한 요구조차 경제 논리에 발목 잡혀 번번이 좌절되는 현실 앞에서 지역 주민들은 깊은 좌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다른 지방 도시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3년부터 20년간 지방 공공병원 설립 추진 18건 중 8건이 경제성 부족으로 탈락했다.
울산의 또 다른 숙원 사업인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울산역~양산~김해를 잇는 동남권 순환철도' 건설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1시간 생활권 공유와 광역 경제 협력 활성화의 핵심 인프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기획재정부의 더딘 예비타당성 조사에 발목이 잡혀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광역철도 사업은 KDI의 예타 조사 결과 발표가 수차례 연기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간절한 염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제 더 이상 지역 발전의 발목을 잡는 '예타 제도' 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예타 기준은 지방의 자생적인 발전 동력을 꺾고, 결국 국가 전체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울산을 비롯한 영호남 지역의 정당한 요구에 귀 기울여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를 즉각 폐지해야 한다. 지역 스스로 사업의 타당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인 변화를 통해 지방에도 발전의 기회를 공정하게 부여해야 할 것이다.
6월 대선에 임하는 각 정당의 후보들도 영·호남 시도지사들이 진정한 지방시대 실현을 위해 제안한 '비수도권 대상 국책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전면 폐지'를 정책 공약으로 채택해 영호남인의 숙원 사업들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