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계약 확정 체코 원전, 저가 수주·높은 현지화율 탓 ‘수익성 숙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신규 원자력발전소를 짓는 사업자로 최종 확정됐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이후 16년 만의 수주이지만, ‘저가 수주’ 등 수익성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지난 30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두코바니 원전 2기 건설과 관련해 오는 7일 프라하에서 한수원과 최종 계약서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체코 정부는 이와 함께 체코전력공사로부터 이 사업 지분 80%를 인수하고 관련 대출을 지원하는 자금 조달 계획도 발표했다. 4천억코루나(약 26조원)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에서 체코전력공사의 위험 부담을 줄이면서 국가 대출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즈비네크 스타뉴라 체코 재무장관은 “정부가 프로젝트의 지분을 절반 이상 갖게 되면 이후 유럽연합집행위원회의 건설 승인 절차와 국가 대출을 통한 자금 확보 과정이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체코 정부는 ‘현지화율 60%’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계약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체코 산업부는 “최종 계약 당일 한수원이 체코 현지 기업과도 관련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계약 체결 일정 확정에도 불구하고, 높은 현지화율 보장에다 경쟁사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한 ‘저가 수주’ 논란으로 이 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제기된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경쟁사인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예상한 원전 2기 건설비 230억유로(약 37조원)보다 한참 낮은 비용으로 수주를 따낸 데다, 높은 현지화율까지 보장하는 경우 한수원의 수익은 줄 수밖에 없다. 아직 반영되지 않은 설계 변경비와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사업의 물가 인상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전 기술 전문가 단체 원자력안전과미래도 성명을 내고 “이미 제시된 가격으론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고 이는 고스란히 국민 세금과 전기요금 인상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유럽에 짓겠다는 모델(APR1000)은 유럽형 안전기준을 충족해야하는데 한수원은 이를 설계하거나 실증한 경험이 없다. 사실상 실험을 전체로 추진되는 무모한 수출”이라고 비판했다.
체코 원전 수주를 위해 한수원이 올해 초 미국 원자력기업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침해와 관련한 ‘비밀협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이를 두고 체코 현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미래가 없는 계약”이란 지적도 나온다.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약 뒤 한수원이 네덜란드, 슬로베니아 등 유럽 사업에서 잇따라 철수한 것을 두고 체코산업연맹 등은 “체코 수주를 위해 웨스팅하우스에 유럽 시장을 넘긴 것”이라며 “두코바니 원전 건설에 참여하는 체코 현지 기업들이 향후 한수원의 유럽 프로젝트에 참여할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문제 삼았다.
한편, 한수원의 입찰 절차를 문제 삼아 체코 반독점사무소(UOHS)에 제기한 항소를 기각당한 프랑스전력공사는 조만간 지방법원에 추가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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