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 도민 삶 책임지는 사회복지사, 정작 일터에선 인권침해에 시달려
전국 최대 규모 경기도, 전용 상담창구 운영 중
정부 차원의 조사·보호체계 필요성 커져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일을 하지만, 정작 저희는 일터에서 많은 부당한 일을 겪습니다."
경기도 한 노인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A씨는 지난달 복지관을 찾은 한 노인에게 심한 모욕을 당했다. 반말을 이어가던 노인은 A씨에게 "세금으로 월급 받으면서 하는 게 뭐야, XX"라는 등 욕설을 퍼부었다. A씨는 당혹감과 수치심에 며칠을 힘들어했다.
또 다른 사회복지사 B씨 역시 이용자들의 폭언·민원에 시달리는 것에 더해, 시설 내부의 과도한 업무 압박까지 겹쳐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A씨와 B씨는 노동절인 1일 이날까지 불안감을 안고 일하고 있다.
사회복지사를 향한 인권침해는 노동현장에서 비일비재하다. 사회복지시설 특성이 사회복지사-이용자 간 접촉을 통해 복지 서비스가 이뤄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가 지난 2020년 도내 사회복지종사자 11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10명 중 2명꼴(19.5%)이 굴욕감, 괴롭힘, 폭력 등의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2021년 수원시인권센터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대상자 150명 중 무려 67%가 피해 경험을 털어놨다.
경기도는 사회복지사 자격 보유자 수만 해도 약 26만명으로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이에 도와 도 사회복지사협회의 경우, 전국 최초로 지난해 6월부터 '인권상담 전용창구'까지 운영하고 나섰다.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대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지역과 사회복지시설 종류 등의 특징에 맞춘 실태조사가 정기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권' 중심의 실태조사는 2013년 이후, '노동환경'에 초점을 둔 실태조사는 2021년 이후 사실상 멈춰 있다. 정부 관리·감독을 통한 인권침해 사례 적발 및 패널티 시행도 인력이 부족해 모든 시설에 상시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복지계는 실태조사를 2년 또는 3년마다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상담·조사·구제·지원 절차가 활발하게 돌아가도록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6월 관련법 개정으로 사회복지 인권침해 예방 업무를 맡을 시·도 권익지원센터 설치 기준이 만들어졌으나, 한정적인 인력과 사업비로 운영되고 있는 상태다. 경기복지재단은 2023년 정책제언을 통해 "현장은 이용자에 의한 폭력이 만연하나, 보호 방안은 소극적인 수준"이라며 "인권책무에 기반한 조직운영과 실천이 가능하도록 단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는 이용자, 종사자 등으로부터 발생한 폭력, 협박, 모욕 등에 대한 법률자문을 지원하는 것을 비롯해 노무·심리상담 지원 등 다양한 자체 사업으로 회원들을 보호하고 있다. 도에 처우개선 요구도 수년째 하는 중이다.
박찬수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장은 "협회가 자체적으로 사회복지사들의 어려움을 접수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체계적인 조사 등을 해줘야 한다"며 "특히 실태조사로 드러난 각종 문제에 대해 명확한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시행하는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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