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뛸 수 있게 됐어요"…심장이식 어린이가 기증 유가족에 건넨 카네이션

이현수 기자 2025. 5. 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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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직후부터 열 차례가 넘는 수술을 반복하고, 작은 몸엔 인공심장을 달았다.

심장이식을 받은 어린이와 장기기증인 유가족이 만나는 '생명나눔, 다시 만난 봄' 행사가 1일 서울 서대문구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열렸다.

기증인 유가족들은 곧 다가올 어린이날을 맞이해 심장이식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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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낮 12시 서울 서대문구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심장이식인 김주아양(4)이 장기기증인 유가족의 가슴에 직접 만든 카네이션을 달고 있다./사진제공=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강윤호군(9)은 선천성 심장질환을 안고 태어났다. 태어난 직후부터 열 차례가 넘는 수술을 반복하고, 작은 몸엔 인공심장을 달았다. 강군은 지난해 1월 새 심장을 이식받고 마침내 '달릴 수 있는 아이'가 됐다.

#김주아양(4)은 생후 7개월에 확장성 심근병증을 진단받았다. 국내에서 가장 오랜 시간 인공 심장에 의존한 김양은 2023년 12월 심장을 이식받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투병 560일 만이었다.

심장이식을 받은 어린이와 장기기증인 유가족이 만나는 '생명나눔, 다시 만난 봄' 행사가 1일 서울 서대문구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엔 이식 어린이 가족 14명과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23명이 자리했다. 특히 이식 어린이 4명과 이들의 형제자매가 참석해 현장은 어린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로 가득찼다.

참석한 이식 어린이들은 어버이날을 앞두고 직접 만든 카네이션을 기증인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어린이들은 작은 손으로 카네이션을 유가족의 가슴에 달아줬다. 기증인 유가족들은 곧 다가올 어린이날을 맞이해 심장이식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건넸다. 선물을 받은 한 어린이가 "감사합니다"하고 크게 소리쳤다.

카네이션을 받은 장기기증인 유가족 이나라씨(32)는 눈물을 훔쳤다. 이씨는 2020년 생후 13개월이 된 아들 서정민군(1)을 불의의 사고로 떠나보내며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이씨는 "장기이식을 받은 아이들을 만나니 정민이의 생명도 어딘가에서 힘차게 뛰고 있을 거란 확신이 든다"며 "정민이가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남겼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심장이식 어린이의 가족들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채성군(4)의 어머니 이진솔씨는 "채성이가 심장 이식을 받고 마음껏 웃고 뛸 수 있게 됐다"며 "(기증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채성이가 생사를 오갈 정도로 아팠던 만큼, 기증 어린이의 부모님의 마음이 어떨지 너무 잘 알고 있다. 평생 감사함을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1일 낮 12시 서울 서대문구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장기기증인 유가족이 심장이식인 어린이 강윤호군(9)에게 어린이날 선물을 건네고 있다./사진=이현수 기자.


이날 자리에 온 이식 어린이가 이날 참석한 기증 유가족의 장기를 기증받은 건 아니다.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 간 정보 공개가 금지돼있다. 관계기관의 중재 하에 제한적 서신 교류만 허용되고 있다. 강호 도너패밀리(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 회장은 "가족의 생명을 이어받은 이식인들이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소식만으로도 유가족은 큰 위로를 받는다"고 말했다.

김동엽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상임이사는 "이식 어린이들이 앞으로도 꺾이지 않는 마음을 지키며 건강하길 바란다"며 "장기를 기증해주신 모든 유가족 분들을 온 국민이 기억하고 감사할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1일 낮 12시 서울 서대문구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심장이식을 받은 어린이와 장기기증인 유가족이 만나는 '생명나눔, 다시 만난 봄' 행사가 열렸다. /사진=이현수 기자.

이현수 기자 lhs1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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