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금품 전달’ 통일교 前간부, 尹 독대 4개월 뒤 대형 로펌 등 자문

김현지 기자 2025. 5. 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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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로펌·건설사의 사업 ‘난색’에도 건진법사 등과 캄보디아 사업 추진 의혹
검사장 출신 인사 자문으로 둔 ‘캄보디아팀’ 운영…‘윗선’ 청탁 의혹도
검찰, ‘참고인 신분’ 김건희 여사 휴대전화 포렌식 등 자료 확보 나서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 2022년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14살 선천성 심장질환 소년의 집을 찾아가 안으며 회복을 빌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대통령실 제공

통일교 전직 고위 간부가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한 캄보디아 사업과 관련해 "사업 내용이 불투명하다"는 취지의 대형로펌 자문 결과에도 사업을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저축은행이 과거 추진하려다 실패한 캄보디아 사업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舊 통일교, 이하 가정연합) 세계본부장을 지낸 윤아무개씨는 재임 시절 검사장 출신 법조인을 자문으로 둔 '캄보디아팀'을 운영,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거쳐 '윗선'에 사업과 관련한 청탁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윤씨가 김 여사에게 고가의 가방과 목걸이 등 금품을 전달하려 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4월30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사저를 압수수색해 김 여사의 휴대전화와 메모 등을 확보한 상황이다.

"사업 불투명" 자문에도 캄보디아 사업 진행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가정연합 세계본부장(2020년 5월~2023년 5월)을 지낸 윤아무개씨는 재임 시절 캄보디아 메콩강 핵심 부지를 개발하는 대형 사업을 추진했다. 이른바 '피스파크프로젝트(MEKONG PEACE PARK, MPP-ASIA PACIFIC FREE CITY)'다. 윤씨는 지난 2022년 1월 훈센 총리에게 메콩 평화공원을 건설해 달라고 요청했다. "메콩강 지역의 평화 증진"을 이유로 내세웠다. 당시 캄보디아 언론 보도를 보면 훈센 총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화상 회의 중 윤씨에게서 이러한 요청이 왔다고 공개했다. 2022년 2월자 프로젝트 초안에는 주거, 무역, 관광 등 대규모 복합 개발을 골자로 한 사업 내용이 담겼다. 개발 규모는 365만㎡, 약 110만4125평이다.

윤씨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국내 법무법인(로펌)과 대기업 등과 접촉했다. 대형 로펌 L사와 J사와 건설사 등이다. 그런데 J사를 제외하고는 사업 내용에 회의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L사는 특히 캄보디아 사업을 검토한 후 "내용이 불투명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시사저널은 이와 관련해 2022년 7월 L사의 '통일교 양해각서 절차 의견서'를 입수했다. 윤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독대(2022년 3월)한 후 로펌과 접촉하며 자문을 구한 것으로 보이는 지점이다. 그러나 L사는 의견서에서 "먼저 본건 투자를 검토하기 위해서는(양해각서 체결과정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아래 내용에 대한 검토 및 확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다섯 가지 사항이 도마에 올랐다. 우선 캄보디아 국가와 지방정부 혹은 제3자 중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주는 사업인지"가 특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L사는 가정연합 내 어느 단체가 계약의 당사자인지도 물었다. "교단 내 여러 단체가 있다"는 게 이유다. 또 캄보디아에서 가정연합 측에 제공하는 대상이 특정돼야 한다고 했다. L사는 "위 구역에 대한 개발권을 주는 것인지, 개발권이라면 그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섬 전체에 대한 개발권인지"를 물으며 "아무리 개발권을 준다 해도 제한사항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견서에는 특히 "캄보디아 측에서 제공하는 것에 대한 대가가 무엇인가. 가정연합 측에게 그냥 이익이 되는 개발권을 줄 리는 없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담겼다. L사는 "대가가 무엇인지, 최소한 얼마 이상을 투자해야 된다는 등 여러 제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투자를 하는 경우 가정연합의 권리는 어떻게 보장받을 수 있는지 등도 검토 대상이어야 한다"고 지목했다. 설령 이러한 내용이 확정된다 해도 계약 당사자들이 어떠한 협정을 하려는지도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씨 측의 투자 금액(5000억원)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기반 시설이 없는 현지 상황상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이유다. 특히 부산저축은행의 실패 사례를 모방한 의혹도 부각됐다. 부산저축은행은 지난 2005년 캄보디아 프놈펜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캄코시티 사업'에 2300억원을 투자했다. 한 사업자에게 이처럼 거액을 대출해준 것이다. 그러나 부산저축은행은 캄코시티를 포함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로 2012년 파산에 이르렀다. 수만 명의 예금주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을 아는 한 관계자는 "(윤씨가 제시한 개발 대상인 캄보디아) 섬에만 들어가는 다리공사가 최소 7000억원"이라며 사업을 고사한 것으로 전했다.

尹 동문 특수통 출신 자문으로 사업 진행 의혹

그런데도 사업은 추진됐다. 윤씨는 '특수통'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소속된 대형로펌 J사에 '캄보디아팀'을 구성했다. 그는 이후 윤 전 대통령에게 전씨를 거쳐 캄보디아 사업 관련 청탁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윤 정부 출범 이후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수주받게 해달라는 등의 요청인 것으로 전해진다. 윤씨는 실제로 2022년 5월 내부 행사에서 "2022년 3월 윤 전 대통령(당시 당선자)을 한 시간 독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통일 세계를 위해선 재정 확보가 중요하고 그 방식은 ODA"라고도 했다.

다만 캄보디아 사업은 윤씨의 면직(2023년5월자) 등이 맞물리며 보류된 것으로 파악된다. 윤씨의 캄보디아 관련 사업 자문을 담당한 J사는 현재 윤씨의 대리를 맡고 있다. 윤씨는 분리돼 있던 가정연합과 세계본부가 2020년 통합 출범한 후 2023년 5월까지 가정연합 세계본부장을 맡았다. 한학자 가정연합 총재에 이어 '2인자'로 불렸다. 가정연합 측은 캄보디아 개발 사업과 관련해 "처음부터 윤씨가 개별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교단은 모르는 사업"이라며 연관성을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 부장검사)은 지난 4월30일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는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를 압수수색했다. 이날 오전 9시 영장이 발부되자마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오후 3시40분까지 영장을 집행했다.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과 김 여사의 수행비서 2명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영장에는 전씨와 윤씨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김 여사는 참고인으로 기재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김 여사의 휴대전화와 메모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지난해 공천개입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휴대전화를 교체했기 때문에 의혹을 뒷받침할 흔적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씨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윤씨 사이에서 '로비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됐다. 윤씨는 지난 2022년 12월17일 오후 9시쯤 전씨에게 "큰 그림 함께 만들어보자"며 "PF(프로젝트파이낸싱)를 두고 산업은행 등도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의견 교환하겠다. 다녀와서 희림(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통령실 관저 이전 공사 업체 중 하나) 대표도 한 번 뵙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12월 압수된 윤씨의 휴대전화에서 이러한 메시지 등 여러 정황을 확보했다(4월16일자 「[단독] "큰 그림 만들자" 검찰, '건진법사-통일교' 이권 관여 정황 포착」기사 참조). 검찰은 전씨 등이 윤 정부 인사와 공천 등 각종 이권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윤씨가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교단의 캄보디아 개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받으려 한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그가 이 과정에서 전씨를 거쳐 '윗선'에 청탁했는지에 대해서다. 검찰은 김 여사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전씨 등과 나눈 대화 내역을 확보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 측은 압수수색 직후 입장문을 내고 "김 여사는 피의자 신분이 아닌 참고인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서울남부지검은 오늘 건국이래 최초로 전 대통령 사저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며 "그런데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은 '피의자들이 2022년 4~8월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선물을 제공했다는 게 전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검찰의 줄서기 또는 전직 대통령 및 영부인에 대한 망신주기"라며 "공정한 수사와 법 집행을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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