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신규가입 중단" 정부 초강수에 이통시장 판도 변화 가능성
전월대비 87% 급증… 순감 9배
이달 해지위약금 면제 현실화땐
유통현장 '치킨게임' 재현 가능성

SK텔레콤 해킹 사태 여파가 본격화하면서 지난달 23만명이 넘는 SKT 가입자가 경쟁사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정부가 SKT 유심(USIM) 교체 물량 공급 안정화 시기까지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 신규 모집을 중단하라는 초강력한 행정지도를 내렸다. SKT가 지도에 따르게 되면 이동통신 시장엔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타 통신사들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만큼 나머지 사업자들의 '치킨게임' 양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치권이 SKT에 압박하고 있는 위약금 면제까지 현실화할 경우 약정에 묶여 있던 가입자가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이동전화 월간 이동자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번호이동 건수는 69만954건으로 전월 대비 약 31% 증가했다. 보안 우려로 SKT 가입자들이 앞다퉈 빠져나간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달 19일부터 SKT 해킹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번호이동 수치가 급속히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KTOA에 따르면 4월 한달간 SKT에서 다른 통신사로 옮긴 가입자는 23만7000여명에 달했다. 이는 전월 대비 약 87% 늘어난 수치다. SKT에서 KT와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각각 9만5953명, 8만6005명이다.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도 5만5043명에 달했다. 특히 KT와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2배에서 2.5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달 SK텔레콤의 번호이동 순감은 11만4230명으로 전월 대비 약 9배 늘었다. 이는 해킹 사고 전 평상시와 순감인 1만~2만명 수준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실제 SKT의 해킹 사태 이후 유심 무상 교체를 시작한 28일 하루 동안에만 SKT에서 갈아탄 규모는 3만5902명에 달했고, 29일 3만4132명, 30일에는 3만5212명이 빠져나가 사흘간 약 10만5000명이 다른 통신사로 이탈했다.
업계에서는 유심 일부 정보 유출 사태가 커지면서 이용자 불안이 심화하면서 타 이동통신사나 알뜰폰으로 갈아타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유심 무상 교체가 시작된 28일에는 '오픈런'을 방불케 하는 등 대리점에도 인파가 몰리고, 혼란이 이어지면서 불편이 지속되면서 가입자 이탈이 이어졌다.
SKT가 '집토끼'를 지키기 위한 보조금 전략을 물밑에서 강화했지만, 해킹 사태에 따른 불안 심리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확산되면서 단기적으로는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SKT는 해킹 사고 이후 보안 불안 심리에 따른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갤럭시S25, 아이폰16 시리즈 중심으로 보조금을 대폭 확대해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유통 현장에서는 지난 26일부터 주요 플래그십 스마트폰 대상 번호이동(MNP)에 보조금이 살포되기도 했다. 일부 휴대전화 '성지점'을 포함해 온·오프라인 판매점 중심으로 최대 40만원 상당의 보조금이 상향되면서 '갤럭시S25' 시리즈, '아이폰16' 실구매가가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월 3만원 대 저가요금제 조건에서도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날 발표된 정부의 행정지도인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과 정치권에서 압박하고 있는 해지 위약금 면제까지 현실화하면 가입자 이탈이 걷잡을 수 없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 경우 그야말로 'SKT 엑소더스(대탈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T가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유심 물량 안정화까지 약 한달 가량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만큼(신규모집 정면 중단을 따를 경우 단통법 당시 영업중지 때보다 훨씬 더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일선 대리점에서도 혼란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8일 SKT 유심 해킹 사태와 관련해 단독 청문회를 열고 증인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부르기로 했는데 만약 최 회장이 나올 경우 의원들은 위약금 면제를 강력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2·3위 사업자들이 공격적인 번호이동 유치에 나설 경우 시장 경쟁이 대단히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과거 한때 유통현장에서 벌어졌던 치킨게임 국면이 재현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통신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통신 3사에 집중된 한국 시장 구조가 재난 수준의 리스크로 전환되는 현장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라며 "시장 방어를 위해 보조금 살포한다면 2, 3위 사업자의 반응에 따라 치킨게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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