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반항 대신 위로와 응원"... 28년 만에 뭉친 슈퍼밴드 지니
신성우, 015B 장호일, 넥스트 김영석
"분기마다 신곡 내고 공연 많이 하고파"

“이제야 비로소 제 고향으로 돌아온 듯한 기분입니다.”
그룹 지니의 보컬로 오랜만에 다시 마이크를 잡은 ‘원조 테리우스’ 신성우는 이렇게 말했다. 1998년 뮤지컬 ‘드라큘라’와 2002년 드라마 ‘위기의 남자’ 이후 연기자로 변신한 그가 신곡을 낸 건 솔로로 드라마 ‘무사 백동수’ OST에 참여했던 이후 14년 만이다.
지니 원년 멤버인 그룹 015B의 기타리스트 장호일 또한 옛 동료와 다시 뭉친 감회가 남다르다. “거의 30년 만에 성우가 녹음 부스에 들어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데 여러 감정이 교차하더군요. 함께 녹음하던 기억도 떠올랐고, 이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나 싶어 잠시 상념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원년 멤버 신성우, 장호일에 넥스트 출신 김영석 합류
1995년 신성우와 장호일, 그룹 넥스트 창단 멤버였던 이동규가 뭉쳐 ‘뭐야 이건’ ‘신데렐라 컴플렉스’ 등을 히트시켰던 슈퍼밴드 지니가 새 멤버 김영석과 신곡 ‘거북이’ ‘로그’를 들고 돌아왔다. 이동규의 탈퇴 후 2인 체제로 냈던 2집 ‘엘리펀트’ 이후 28년 만이다. 지난달 28일 서면으로 만난 장호일은 “신성우와는 몇 년 전까지 같은 동네에 살아서 만날 때마다 ‘지니 다시 해야지’라고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고 말했다. 신성우는 “재결성을 하려 할 때마다 제가 뮤지컬에 들어간다거나 호일 형에게 일이 생기는 식으로 타이밍이 계속 어긋나 미뤄졌다”고 부연했다.
램프 속으로 사라졌던 지니의 두 멤버가 다시 뭉칠 수 있었던 건 이들과 오랫동안 가까이 지낸 밴드 넥스트 베이시스트 출신이자 노바소닉의 리더 김영석이 팀의 일원으로 가세하면서다. “호일 형과는 넥스트 시절 소속사가 같아 서로 알고 지냈고, 성우와는 친구 사이여서 바이크도 같이 타며 자주 어울렸어요. 지난해 성우에게 ‘지니 다시 하면 어때?’라는 제안을 했고 그 자리에서 재결성 이야기가 급물살을 타게 됐죠.”(김영석)

"저항의 음악에서 이젠 위로와 응원의 음악으로"
펑크 록에서 스래시 메탈, 얼터너티브 록까지 다양한 장르를 실험했던 지니는 사회비판적이면서도 유쾌한 음악으로 인기를 모았다. 30년의 세월을 더한 신곡에선 한층 희망적이고 밝은 록 음악을 들려준다. “‘로그’는 정통 하드록을, ‘거북이’는 스포츠 응원가 스타일로 제작했다”는 것이 멤버들의 설명이다.
“처음 지니를 결성했을 땐 기성사회에 대한 불만도 많고 혈기도 넘치던 시기였어요. 사회 전반에 제약이 많았던 때였으니 반항심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었죠. 지니 곡들은 가사에 사회 저항적 메시지가 강했던 게 특징이었어요. 예전의 지니가 부조리에 저항하고 반항했다면 이제는 위로와 응원을 건네는 따뜻한 친구 같은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신성우)
지니의 깜짝 귀환에 팬들도 반색했다. 지난달 26일 MBC 음악 순위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 출연해 신곡을 선보였는데 방송 직후 유튜브에 오른 출연 영상은 사흘 만에 10만 조회 수를 돌파했고 댓글은 800개가 넘게 달렸다. 장호일은 “출연 전엔 걱정이 많았는데 격하게 반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세 멤버 모두 작곡 실력이 출중하다. 신성우는 히트곡 ‘내일을 향해’ ‘서시’ 등을 비롯해 대부분의 곡을 직접 쓰거나 공동 작곡했다. 김영석은 이지훈의 ‘왜 하늘은’, 에메랄드 캐슬의 ‘발걸음’ 등의 히트곡을 썼다. 장호일은 015B 외에 그룹 장호일밴드, 이젠 등의 리더로 활동했다. “호일 형이 리프나 간단한 코드 진행을 만들면 제가 멜로디와 가사를 얹어 완성하곤 했는데 이번에도 호일 형과 영석이가 아이디어를 내면 제가 멜로디와 메시지를 덧붙여 곡을 완성했습니다. 예전엔 늘 만나서 작업했는데 이번엔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시대의 변화를 체감했습니다.”(신성우)
지니는 애초에 장기적 계획 없이 시작한 프로젝트였으나 어렵게 다시 뭉친 만큼 멤버들은 오랫동안 활동하고 싶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장호일은 “처음 결성했을 땐 남 눈치 보지 말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자는 생각으로 큰 계획 없이 시작한 프로젝트였는데 이번엔 우리와 함께 긴 여정을 함께할 프로젝트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분기마다 2, 3곡씩 꾸준히 신곡을 발표하고 가능한 한 많은 공연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덕수, 오늘 '출마용 사퇴' 관측... '尹 꼬리표'가 최대 걸림돌 | 한국일보
- [단독] 검찰 "김건희에 목걸이, 샤넬백, 인삼주 주며 청탁" | 한국일보
- 조영남, 이제 팔순인데 "세 번째 결혼 원해"... 김영옥 "미친 짓" 일침 | 한국일보
- 김정숙 여사 옷값 특활비 사용 의혹... 경찰,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 영장 집행 | 한국일보
- "교회 오세요" 길에서 나눠준 초콜릿 먹은 중학생 응급실행 | 한국일보
- 이번에는 민간 국방장관 시대 열자... 이재명 캠프에 줄서는 예비역들 [문지방] | 한국일보
- 환희, 생활고 논란에 입 열었다... "트로트 도전, 생활고 때문 아냐" | 한국일보
- [단독] 건진법사 "목걸이 분실" 의심한 檢... 건진 일가도 수사 | 한국일보
- 이상민, 비연예인과 재혼… "'미우새'에서 관련 내용 방송" | 한국일보
- 홍석천, 윤여정 아들 커밍아웃에 감격 "놀라고 감동"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