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범위, 10년 만에 확대···매출기준 1500억→1800억으로 상향
“기업 성장 사다리 견고해질 것”
중기중앙회 등 일제히 환영
일각선 ‘피터팬 증후군’ 우려도

중소기업으로 분류하는 매출 범위가 10년 만에 최대 1500억원에서 1800억원으로 확대 조정된다. 이번 개편으로 중소기업을 졸업했던 500개가 다시 중소기업으로 분류돼 세제 감면 등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일 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소기업 매출액 기준 개편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중소기업 매출 기준은 2015년 설정된 것이다. 지난 10년간 누적된 물가 상승을 반영하지 못해 생산원가 급증에 따른 단순 매출 증가만으로 중소기업을 졸업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소기업 기준을 벗어나면 세제 감면뿐 아니라 공공조달, 정부 지원사업 등 각종 혜택을 받지 못한다.
개편안은 최대 1500억원이던 중소기업 매출 기준을 1800억원으로 상향하고, 업종별로 다르게 설정된 매출 구간도 5개에서 7개로 늘린 것이 핵심이다. 운수 및 창고업의 경우 800억원이던 매출 기준이 1000억원으로 상향되는 등 업종별 매출 기준 상한이 현행에서 200억~300억원 확대되는 것이다. 매출 기준이 1800억원으로 묶인 업종은 펄프·종이 및 종이제품 제조업과 1차 금속 제조업, 전기장비 제조업 등 3개다.
소상공인 기준이 되는 소기업 매출 기준도 최대 120억원에서 140억원으로 상향 조정되고 매출 구간은 5개에서 9개로 늘어난다. 업종별 매출 기준 상한선은 현행보다 5억∼20억원 높아진다.
개편안에 따라 44개 중기업 업종 중 16개, 43개 소기업 업종 중 12개의 매출 범위가 상향된다. 전체 중소기업 804만개 중 71.5%인 573만개(중기업 6만3000개·소기업 566만7000개)가 기준 상향 업종에 속하는데, 이들 기업은 정부 정책 지원을 받게 된다.
중기부에 따르면 매출 기준을 넘어 중소기업을 졸업했다가 이번 개편으로 다시 중소기업으로 지정되는 기업은 500개로 파악됐다.
중기부는 업종 내 기업 분포와 현행 매출 기준 적정성, 업종별 물가상승률, 중소기업 졸업률 변화, 업종별 매출액 증가율을 나타내는 경상성장률 등을 고려해 이번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1차 금속 제조업의 경우 알루미늄·동·니켈 등 수입 비철금속 국제가격(LME)이 2015년 이후 60% 이상 상승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 등으로 금속 가격이 오르는 등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을 고려했다. 자동차 제조업은 미국 품목별 관세 25% 영향으로 어려움이 예상되고 단품 제조 방식에서 모듈 제품 조립 방식으로 공급구조가 변해 수익성 변화 없이 매출만 커지는 상황을 감안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벤처기업협회 등은 일제히 환영하는 뜻을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이날 논평에서 “경제규모 확대, 원자재 가격 급등, 물가 상승 등 생산원가가 급증해 실질적인 성장 없이 단순 매출만 증가해 중소기업을 졸업하는 기업들의 현실을 반영한 조치”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피터팬 증후군’이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 지원은 줄고 규제가 늘면서 중소기업에 머물러 있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이번 개편으로 기업 성장 사다리가 보다 견고해질 것”이라며 “수출 가격 경쟁력 확보와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편안은 이달 중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와 ‘온라인 중소기업 확인 시스템’ 개편 등을 거쳐 오는 9월에 시행될 예정이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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