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군 어르신 배고프면 안돼… 밥 나누는게 불심”

장재선 전임기자 2025. 5. 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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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든, 경제인이든 누구든 우리 사회에서 어려운 처지의 이웃을 돌보는 마음을 지녔으면 합니다. 특히 풍요로운 시대에 복지 사각지대에서 한 끼 밥을 챙겨 먹을 수 없는 어르신들을 살펴야 합니다. 그분들은 오늘의 경제 발전을 이루는 데 기여한 분들이잖아요."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원각사 주지 원경(64·사진) 스님은 30일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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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년째 무료급식소 운영하는 원각사 주지 원경 스님
“셋방 전전하다 보금자리 마련
이젠 쫓겨날 일 없어 더 기뻐
올해도 북한산서 산사 음악회
이웃과 같이 사는게 부처님 뜻“

“정치인이든, 경제인이든 누구든 우리 사회에서 어려운 처지의 이웃을 돌보는 마음을 지녔으면 합니다. 특히 풍요로운 시대에 복지 사각지대에서 한 끼 밥을 챙겨 먹을 수 없는 어르신들을 살펴야 합니다. 그분들은 오늘의 경제 발전을 이루는 데 기여한 분들이잖아요.”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원각사 주지 원경(64·사진) 스님은 30일 이렇게 말했다. 올해 ‘부처님 오신 날’(5월 5일)을 앞두고 스님은 “세상에서 받은 은혜를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부처님의 뜻임을 절감하고 있다”고 했다.

원각사는 지난달 19일 서울 탑골공원 내 10층 석탑 앞에서 ‘신축 이전 개원대법회’를 봉행했다. 인근에 법당을 마련하는 불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새롭게 출발하는 자리였다.

“그동안 셋방살이를 전전하다가 우리 건물을 사서 법당을 꾸몄습니다. 이제 건물주에게 쫓겨날 일이 없이 급식소를 운영하게 돼서 너무 좋습니다. 민일영 전 대법관을 비롯해 그동안 꾸준히 급식 봉사를 하신 분들과 후원자님들께 참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원각사 무료급식소는 1992년부터 사회에서 소외된 어르신과 노숙자들에게 매일 점심을 제공해왔다. ‘배고픔에는 휴일이 없다’며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급식소를 열었다. 보리 스님이 20여 년을 꾸렸는데, 지난 2015년 재정난으로 폐쇄 위기에 몰렸다.

“업자가 그 자리에서 카페를 한다고 계약했기에 위약금을 물어주고 제가 급식소를 이어받았습니다. 문화복지 차원에서 건물을 예쁘게 꾸몄는데, 건물주가 욕심을 내서 쫓아내는 일들이 반복됐어요.”

늘 위태로웠던 셋방살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원각사 재건 불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로 10층 석탑이 보이는 자리에 지하 1층∼지상 4층 사찰을 세울 수 있었다. “천일기도를 3번 했습니다. 저희 불교계로 보면, 520년 만에 원각사가 재건됐다는 의미가 큽니다.”

원각사는 1464년 조선 세조가 고려 흥복사 터에 중건한 사찰인데, 연산군이 1504년 기방(妓房)으로 만들며 폐사됐다. 1897년 고종이 원각사지에 서양식 공원을 조성하며 지금의 탑골공원 모습이 됐다.

원경 스님은 조계종에서 사회부장 등 요직을 맡았을 때도 무료급식소 활동을 지속했다. 또한 자신이 역시 주지로 있는 북한산 심곡암에서 ‘산사 음악회’를 진행했다. 올해도 지난달 27일 열었다. 이번이 51번째로, 전국 사찰 중 최다 기록이다.

“1998년 국내 사찰 중 음악회를 처음으로 열었는데, 그 이후로 전국의 절집으로 퍼졌지요. 자연 속에서 예술을 통해 불심(佛心)을 나누는 일이니 기쁨이 샘솟습니다. 앞으로도 매년 봄·가을 두 차례 꼭 음악회를 할 것입니다.”

원경 스님은 시집 ‘그대, 꽃처럼’, 산문집 ‘밥 한술, 온기 한술’ 등을 펴내는 등 문필가로도 활동하며 불심을 전하고 있다. 그는 “계절마다 멋지게 변화하는 자연에 감사하며 이웃과 더불어 살려는 마음을 지키는 것이 부처님께 가까이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장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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