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검찰 조사 마친 명태균, 윤상현과 한밤의 술자리···무슨 얘기 나눴나
명씨 지인 2명도 강남 음식점서 한자리
수사·재판 중인 인물들 만남 ‘부적절’ 지적
“윤 의원, 윤 부부 불쌍하다 취지로 하소연”
“김 차장, 윤 파면 명씨 책임 취지로 원망”
명씨 “인간으로서 만난 것···검찰에도 알렸다”
김 차장 “윤 의원 만났지만 명씨 모른다” 해명

‘명태균 게이트’의 당사자 명태균씨가 서울에서 검찰 조사를 받은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극우집회에 앞장섰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음식점엔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의혹을 받는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1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명씨는 지난 4월30일 밤 10시51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한 참고인 조사를 마친 뒤,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에 갔다. 명씨는 이 자리에서 윤 의원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차장도 윤 의원이 불러 같은 음식점에서 술을 마셨다. 술자리에는 명씨의지인 2명도 참석했다. 이들은 자정을 넘겨 1일 0시40분쯤까지 술잔을 기울였다.
명씨와 윤 의원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음주를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윤 의원은 이 자리에서 명씨에게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불쌍하다”는 취지로 하소연했다고 한다. 앞서 검찰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40분까지 ‘건진법사 의혹’ 사건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저를 압수수색했다. 김 차장은 윤 의원에게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명씨의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면서 원망했다고 한다.
윤 의원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한 핵심 인물로 수사대상이기도 하다. 공개된 녹취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9일 명씨와의 통화에서 “김영선이 4선 의원에다가 뭐, 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는데 좀 해주지 뭘 그러냐. 하여튼 (윤)상현이한테 내가 한 번 더 얘기를 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 의원에게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부탁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 차장 역시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방해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고, 최근에는 직원들의 연판장에 백기를 들고 사표를 제출했다. 윤 전 대통령과 연관돼 수사 대상에 오른 이들이 윤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등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는 명씨와 만난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씨는 서울에서 지난 29~30일 연이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명씨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로 통화한 시점과 통화내용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관련 내용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는 오 시장과 자신이 만나게 된 계기와 만남 장소도 진술했다.
이 술자리와 관련해 명씨는 기자에게 “윤핵관(윤 전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윤 의원을 만난 것”이라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검찰에도 (만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은 윤핵관으로서 혜택을 봤다기보단 박근혜 전 대통령 곁에 있어서 많은 견제를 받아 피해를 본 사람”이라면서 “노력이나 이런 것(성과)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도 말했다.
김 전 차장은 “윤 의원을 만난 건 맞지만 명씨를 알지도 못하고 술자리에 동석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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