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역주행’ 운전자, 항소심서도 급발진 주장···”막 가” 두번 외쳤다

김규빈 기자 2025. 5. 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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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역주행 참사' 가해 차량 운전자 차모씨가 2024년 7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서울경제]

지난해 7월 서울 도심에서 14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 운전자 차 모 씨가 항소심에서도 사고 원인이 차량 결함 때문이라며 급발진 사고 가능성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부장판사 소병진 김용중 김지선)는 지난달 30일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등 혐의를 받는 차 씨(69)의 2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차 씨의 변호인은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에서 피고인이 '(차가) 막 가'라고 두 차례 외쳤음에도 원심은 차량 결함과 급발진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페달 “오조작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이어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시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원심에서는 이를 무시하고 브레이크 등이 안 들어왔으니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았다고 단정한 사실오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차 씨는 1심에서도 급발진을 주장했으나, 1심 재판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실험 등을 근거로 이를 배척했다. 재판부는 차 씨의 차량 가속·제동장치에 기계적 결함이 없었으며, 차 씨가 당시 브레이크 페달이 아닌 가속 페달을 반복적으로 밟았다 떼어 보행자들을 들이받았다고 판단했다.

차 씨 측은 1심의 주된 판단 근거가 됐던 국과수 감정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사설 감정을 채택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차 씨 측 변호인은 "국과수는 신뢰성 감정의 기본인 EDR(사고기록장치) 관련 감정을 생략한 채 페달 오조작으로 결론 내렸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미 국과수 감정서가 제출돼 있고 법원에서 감정을 중복해서 하진 않는다"며 사설 감정 신청을 불허했다. 이어 "탄핵하고자 하는 사안들을 국과수에 사실조회 형식으로 답변을 받는 것은 어떠냐"며 추후에 필요할 경우 감정인을 증인으로 부르는 방안을 제안했다. 차 씨 측은 이를 받아들여 국과수와 도로교통공단에 사실조회 신청을 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각각의 피해자에 대해 차씨가 일으킨 사고를 별개의 범죄로 볼 것인지, 하나의 행위가 여러 범죄에 해당하는 경우로 볼 것인지에 대해 차씨 측과 검찰에 의견을 밝혀달라고 석명을 요구했다.

하나의 행위가 여러 범죄에 해당하는 상상적 경합은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되기에 금고 5년이 상한이 되지만, 각각 별개 범죄인 실체적 경합에 해당하는 경우 형량의 2분의 1까지 가중할 수 있어 1심과 같이 징역 7년6개월을 선고할 수 있다.

한편 차 씨는 지난해 7월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빠져나오다가 역주행하며 인도로 돌진한 뒤 보행자와 차량 두 대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차 씨는 수사 단계부터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검찰은 사고가 차 결함에 의한 급발진이 아니라 차 씨의 가속 페달 오조작으로 발생했다고 결론 내리고 지난해 8월 그를 구속기소했다.

김규빈 기자 starbe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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