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만호 방치된 전국 빈집, 민박업·공공시설로 되살린다

정부가 방치된 빈집 정비에 나선다. 전국에만 13만4000호, 지방소멸과 인구감소가 맞물리며 빈집은 더 이상 지역 문제에 머물 수 없게 됐다. 시군구에 집중됐던 책임은 중앙정부로 분산된다. 철거비 부담을 낮추고, 민박업 등 민간 활용도 가능해진다.
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는 1일 '범정부 빈집 관리 종합계획'을 확정하고 4대 전략 15개 과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법·제도·재정·정보 플랫폼을 연계해 전국 단위의 빈집 관리체계를 처음으로 갖추는 게 골자다.
핵심은 국가가 직접 개입하는 관리 체계로의 전환이다. 지금까지는 도시와 농촌이 각각 다른 법에 따라 운영됐다. 국토부는 '빈건축물정비특별법', 농식품부와 해수부는 '농어촌빈집정비특별법'을 제정해 정비 기준을 하나로 통일한다. 빈집 정의, 조사 주기, 계획 수립 방식도 통합된다. 행정 주체는 시군구 단독에서 시도·국가로 확대된다.
비용 부담은 줄이고 제도 장벽은 걷는다. 소규모 건축물은 해체계획서 없이 철거할 수 있게 하며 철거 후 토지를 공공 목적으로 쓰면 재산세 감면 기간이 5년에서 활용 기간 전체로 늘어난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간도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확대된다. 불리한 세제 요인이 줄면서 민간 정비 유인도 높아질 전망이다.
활용 모델은 더 다양해진다. 농촌 지역에는 '빈집재생민박업'이 새로 생긴다. 빈집을 숙박시설로 전환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체류형 인구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민간이 직접 위탁 운영하는 '빈집관리업'도 도입된다. 도시에서는 빈집 철거 후 공원이나 주차장 같은 기반시설로 바꾸는 특화 사업이 진행된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공공 법인이 빈집을 직접 매입·관리하는 '빈집허브' 모델이 도입된다.
지자체 대응 체계도 손질된다. 정부는 시군구에 빈집 관리 전담 부서를 권고하고 인건비 지원도 병행할 계획이다. 입지·인프라·생활환경을 반영한 활용 매뉴얼도 제공한다. 단순 통계나 지침이 아니라 실무자가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실전형 도구다. 실태조사나 철거 통보는 국민비서 전자고지 시스템을 활용해 속도를 높인다.
정보 공개는 통합과 예측 중심으로 바뀐다.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빈집애(愛)' 플랫폼은 하반기부터 빈집 위치, 활용 사례, 거래 지원 기능까지 포함해 고도화한다. 농촌은 '빈집은행 활성화 사업'을 통해 중개인 활동을 지원받고 등록된 빈집은 민간 부동산 플랫폼과도 연계된다. 빈집이 정지된 공간이 아닌 흐르는 자산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방치된 빈건축물을 지역의 회복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농촌 빈집 활용이 체류 인구 확대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지속적인 제도 보완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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