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BACK] 여행기자들의 2025년 5월호 뒷이야기

곽서희 기자 2025. 5. 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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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20th Anniversary

여행과 일상,
그리고 여행이라는 '일' 사이에서
울고 웃는 에디터들의 뒷이야기

거침없이 뜨겁게
딸에게 남자가 생겼다. 별일 아닌 듯 잘 사귀라 했지만 이렇게 훌쩍 떠난단 말인가, 서운했다. 늘 애지중지 품었던 외동딸이었기에 서럽기까지 했다. 딸은 <트래비>보다 두 해 반 먼저 이 세상에 나왔다. 둘은 함께 자랐다. 거제도에서 생애 첫 캠핑을 즐겼던 초등학생 딸이, 하와이 가족여행 프로모션 취재에 신나라 동행했던 중학생 딸이, 대입 수험생이 되기 전 미국 서부로 떠났던 마음다지기 여행 속 고등학생 딸이 <트래비> 곳곳에 알알이 새겨져 있다. 돌이켜보면 20대는 막막했지만 그만큼 설레었다. 품속의 안락함은 사라졌지만 스스로 주도해야 할 내 삶의 여백이 비로소 또렷하게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딸과 <트래비>의 20대를 응원한다. 후회 없도록 스스로의 세상을 거침없이 탐험하고, 또 뜨겁게 사랑하길!
김선주 기자

독자 편지
나는 <트래비>를 만드는 기자이기 이전에 독자였다. 매월 초, 서점에 들러 여행 잡지를 들춰보는 게 학창 시절 소소한 루틴이었다. 이국적인 풍경, 몰랐던 저 세상 이야기가 흥미로워 한 장 한 장 종이를 넘기며 사진과 글을 눈에 담았다. 그리고 호기심을 풀기 위해 여기저기 <트래비>와 함께 진짜로 떠났다. SNS가 요즘 같지는 않았던 시절(나이 추정 금지), 그땐 그랬다. SNS에 자극적인 콘텐츠가 콸콸 쏟아지는 지금도 종이 잡지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때론 스스로도 놀랍고 대견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트래비>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여전히 <트래비>에는 눈에 보이는 장면 너머,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마음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정제된 글의 힘을 믿는다. 다만 1N년 <트래비> 애독자로서 사라져서 아쉬운 코너는 19금 에세이다. 선정적인 사진이 단 한 장도 없었지만 누가 볼까 부끄러워 서점 한구석에서 몰래 읽던 맛이 있었는데.
손고은 기자

Travie is Everywhere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등 크고 작은 위기를 이겨내고 20주년을 맞이했다. 국내 토종 여행 잡지가 흔하지 않으니 이 자체로 큰 성과다. 지금은 여행을 기록하기 너무 쉬운 시대지만, 매거진의 물성 매력은 여전하다. 또 SNS가 뷔페라면 잡지는 파인 다이닝이다. 에디터와 디자이너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계속 비우고, 덜어낸다. 그렇게 가장 아름다운 모습과 응축된 정보만으로 페이지를 채운다. 물론 <트래비>가 오프라인에만 머무는 건 아니다. 꼬박꼬박 여행 소식을 전하는 <트래비>의 네이버 블로그와 뉴스레터도 있다. 또 기내와 호텔, 도서관, 식당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도 <트래비>의 콘텐츠가 기다리고 있다. <트래비>는 앞으로도 언제나, 어디서나 여러분 옆에 앉아 나지막이 여행을 속삭일 것이다.
이성균 기자

건방진 욕심
2년 전, <트래비> 18주년 창간호 지면에 이런 글을 쓴 적 있다. 매달 애 낳는 기분으로 잡지를 만든다고. 그래서 <트래비>가 자식처럼 느껴진다고. 반성한다. 4년 차 주제에 좀 건방졌던 것 같다. 어느덧 입사 6년 차. 나는 여전히 <트래비>로부터 배운다. 기록의 가치를, 삶의 희비를, 내게 여행이란, 여행에게 나란 무엇인지를. 내가 <트래비>를 만든다고 생각했는데, <트래비>가 나를 만들고 있었다. 에디터인 주제에 이 중요한 사실을 이제야 깨달아 간다. 그게 새삼 놀라워 오늘도 타자를 치고 짐가방을 싼다. <트래비> 앞에서 조금은 더 까불어 보고 싶다. 그리하여 쓰고, 찍고, 달리고, 다치고, 일어나고, 아파 가며 <트래비>의 품 안에서 커 가는 나를 보고 싶다. 그렇게 <트래비>로부터, 세상으로부터 힘겹게 얻어 낸 여행의 결정(結晶)을 독자님들께 소중히 내보일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6살짜리' 에디터가 부려 보는, 건방진 욕심이다.
곽서희 기자

나만의 길라잡이
여행 정보를 얻을 때 블로그의 도움을 많이 얻었다. 최신 소식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은 정보의 부정확성이다. 가끔은 잘못된 정보로 낭패를 본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20년이란 세월이 주는 묵직한 믿음이 있는 <트래비>를 알게 됐기 때문이다. 켜켜이 쌓인 세월만큼 정보의 양도, 신뢰도 가득하다. 재작년 홍콩 여행과 작년 대만 여행에서 톡톡히 안내자가 되어 줬다. 7월에 황홀한 노을을 보러 코타키나발루로 떠나는데, 이번에도 <트래비>의 도움을 받을 예정이다. 앞으로도 걸어왔던 시간만큼 오랫동안 수많은 여행지의 이야기를 전해 주며, 여행객의 길라잡이가 되길.
김다미 기자

잘 해 온 그대로
관광을 전공하면서 과제로 늘 여행객의 구미를 당길 만한 방법들을 모색하다 보니 '여행을 가고 싶게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생각을 가졌다. <트래비>는 이 어려운 것을 20년간 꾸준히 이어 왔다. 경이롭고, 박수가 절로 나온다. 심지어 '잘' 해 왔다. 홈페이지에서 20년 전 기사를 확인해 볼 수 있는데, 그 시절의 레트로한 감성이 가미되어 있긴 하지만 알짜배기 정보들만 속속 담긴 것을 볼 수 있다. 20년, 복수여권 두 장이 만료될 세월이다. 잘 적힌 <트래비> 글에서 영감을 받은 독자라면 네 장은 족히 쓰지 않았을까 어림잡아 본다.
송요셉 기자

짱짱한 안전줄
<트래비>가 어느덧 20년이다. 세상은 속수무책으로 변했다. 매번 변화에 발맞추고, 이겨 내야 했다. 인생이 그렇듯 잡지생도 쉽진 않았다. 세상 흐름을 따라가는 걸 파도타기라 하던데, 그럼 물에 빠지는 건 정해진 운명 아닌가. 매번 파도는 다르게 오니까. 그렇지만 마음을 다부지게 먹어 본다. 언젠가도 물에 풍덩했고(하지만 여전히 여기 있고), 앞으로 그런 순간이 온대도 보드를 찾아 일어나면 된다고. 서프보드에는 줄이 있다. 세찬 풍랑에도 보드와 서퍼를 이어 주는 안전줄. <트래비>에게는 독자님들이 그렇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트래비>를 지켜 주심에 감사드린다.
남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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