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풍산개 파양 논란’ 대통령기록물법 3년간 방치

행정안전부가 대통령이 선물 받은 동·식물을 기관 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도 3년 가까이 개정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제처가 제안한 재입법예고도 추진되지 않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선물 받은 풍산개 2마리를 직접 키우지 않는다고 비판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은 파면 후 알라바이견 2마리를 서울대공원에 이관했다.
시행령 재입법예고를 제안했던 법제처는 30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에서 “소관부처(행안부 대통령기록관)에서는 시행령 개정 방식과 내용에 대해 추가 검토하겠다고 하였는데, 그 후로 재입법 등 입법을 위한 추가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행안부가 이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건 2022년 6월이다. 개정안에는 대통령이 선물 받은 동·식물을 기관 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위탁할 수 있는 근거와 함께, 이 경우 예산 범위 내에서 필요한 물품과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법령상 동·식물을 포함해 대통령이 국가 원수의 자격으로 외국 정상에게 받은 선물은 퇴임 후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된다. 법제처는 입법예고 4개월 뒤인 2022년 10월 법체계상의 논리를 다듬은 대안을 제시하며 재입법예고를 제시했다.
현 시점까지 입법예고한 기존 개정안의 국무회의 통과도, 법제처 대안을 반영한 재입법예고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이 2022년 10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빨리 정리를 해 (국무회의에)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지 2년5개월이 넘게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당초 이 개정안은 문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받은 풍산개 2마리의 거취 논란이 확산하면서 추진됐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법적 근거 미비로 부득이하게 풍산개를 국가에 반환한다고 밝혔고, 이들은 대통령기록관이 광주 우치동물원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옮겨졌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이 문제는 다시 부상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중앙아시아 순방 중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알라바이견 2마리를 선물 받았는데, 파면 후 이들을 서울대공원으로 보냈다. 윤 전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이 받은 풍산개들을 동물원으로 옮겨질 때 “강아지는 키우던 주인이 계속 키워야 한다”며 비판한 바 있다.
차 의원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법적 미비에 따른 문 전 대통령의 풍산개 반환을) 근거 없이 모욕하면서 결국 대안까지 제시된 제도개선은 하지 않았다”라며 “새 정부는 출범한 뒤 빠른 시일 내에 시행령 개정에 앞장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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