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호연의 보딩패스] `둔덕 교체·조류 탐지` 참사가 바꾼 안전 패러다임

양호연 2025. 5. 1. 05:5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 모습. 연합뉴스

[편집자주] '양호연의 보딩패스'는 유용한 항공·여행 정보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쏠쏠한 항공 정보와 여행 꿀팁은 물론 업계 동향까지 다양한 소식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국토교통부는 30일 공항 시설, 항공사 정비·운항 체계, 항공 안전 감독 강화 등 항공 안전 전반에 대한 개선 대책인 '항공안전 혁신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대책에 항공안전 혁신위에서 논의한 '항공안전청' 등 별도 항공안전 전담조직 설립과 국토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의 독립을 통한 투명성 강화 등 방안은 포함되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항공산업 체계와 관련 조직 등 산업 전반에 대한 구조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둔덕 위에 설치됐거나 콘크리트 기초대가 사용되는 등 '위험한'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은 올해 안에 평평한 땅 위의 부러지기 쉬운 경량 철골 구조로 모두 교체될 전망입니다. 국제기준에 맞춰 전국 공항에서는 240m 이상의 종단안전구역이 확보될 것으로 보입니다.

무안공항과 김해공항은 올해 하반기 중 우선 종단안전구역을 늘리고, 원주·여수공항은 부지 확장 가능성을 검토한 뒤 올해 10월까지 추진 방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하천·도로와 인접해 종단안전구역 연장이 불가능한 울산·포항경주·사천공항은 항공기 제동 효과를 내는 시멘트 블록인 활주로 이탈 방지장치(EMAS)가 설치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류 충돌 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안 마련에도 나섰습니다. 우선 무안공항에선 올해 하반기부터 민간공항 중 처음으로 조류탐지 레이더를 시범 도입할 전망입니다. 또 내년부턴 인천·김포·제주공항 등에도 순차 도입될 예정입니다.

이에 앞서 조류 접근을 막는 드론을 김해·청주 등 전국 8곳의 민군 겸용 공항 중심으로 투입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조류분석·탐지 기능과 조류 기피제 등을 탑재한 드론을 개발해 무안공항 등에서 실증을 거쳐 오는 2028년부터 전국 공항에 배치할 계획도 밝혔습니다.

나아가 공항별 최소 2명인 조류충돌 예방 전담 인력도 4명으로 늘리고 무안공항은 12명까지 순차적으로 확충할 방침입니다. 또 공항 반경 3∼8㎞인 조류유인시설 관리구역은 13㎞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엇보다 사망자 발생 사고를 일으킨 항공사에는 1년간 운수권을 배분하지 않겠다는 방안도 주목할 만합니다. 반대로 항공사의 안전 확보 노력과 성과가 확인되면 배분 심사에 반영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와 함께 항공사의 면허 취득 시 납입 자본금(국제선 여객 항공사 150억원, 국내선 여객 항공사 50억원)도 높아질 전망입니다.

항공사들의 안전투자 공시 제도 개선에도 나설 방침입니다. 이를 통해 안전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인센티브도 부여한다는 설명입니다. 또 항공사들의 비행 전·후 점검과 중간 점검 등의 정비시간을 늘리도록 할 계획입니다. 우선 사고가 발생한 B737과 A320F 기종에 대해 7.1∼28% 연장하고, 다른 기종에도 올해 말부터 새 기준을 적용한다는 방침입니다.

'숙련된 정비사' 기준도 2년에서 3년으로 높아집니다. 정기편을 주 5회 이상 운항하는 해외 공항에는 항공사별 현지 정비 체계를 의무적으로 구축해야 합니다. 이 외에도 조종사 근무 시간 기준은 조종사 탑승 인원에서 근무 시간대와 이착륙 횟수 등도 고려하도록 하는 등 피로도 관리에 중점을 둬 개선하며, 객실 승무원의 호칭은 '객실 안전 승무원'(가칭)으로 바꾸고 교육 훈련도 강화될 전망입니다.

정부의 항공안전 감독·관제 역량도 강화한다는 입장도 내놨습니다. 운항증명(AOC) 제도를 강화해 항공기 대수가 20·40·80대 등 일정 기준 이상 늘어날 때마다 재평가 받도록 한다는 설명입니다. 현재 30명인 항공안전 감독관은 올해 40여명으로 증원하는 등 점진적으로 늘리고 교육·평가를 개선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대책에 항공안전 혁신위에서 논의한 '항공안전청' 등 별도 항공안전 전담조직 설립과 국토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의 독립을 통한 투명성 강화 등 방안은 포함되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항공산업 체계와 관련 조직 등 산업 전반에 대한 구조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항공기 대수가 두 배 가량 늘었고, 조종사 포함 항공 종사자가 2.5배가 늘었지만 정부의 항공 조직은 여전히 그대로"라며 "우선 자율 보고와 처벌 등 여러 가지 제도 마련이 제대로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항공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등 항공조직에 대한 적절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