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수목원에서 만난 시인
박성원 2025. 5. 1. 05:11

며칠 전 경기도 포천의 한 수목원에 발걸음을 했다. 수목원에서 올해로 23회를 맞는 지훈문학상 시상식이 열렸는데 지인의 초청으로 참석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 20만평 남짓한 수목원 안쪽으로 접어드니 3000여 그루의 아름다운 반송(盤松)들과 10만 그루의 곧게 뻗은 자작나무숲이 눈에 선연하게 들어왔다. 문학상을 주관하는 나남출판의 회장으로 수목원을 직접 일군 조상호 대표의 나무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풍경이었다.
이날 수상자인 김근 시인은 기념강연 도중 다음과 같이 끝나는 조지훈 시인의 ‘화비기’(華悲記)를 낭송했다.
“정열이 과잉되면 생활은 모자라 슬픈 자극은 한밤의 비극을 낳는다. 나는 대체 죽었느니라.”
김 시인은 “요즘 정치·사회의 혼란상을 목도하면서 우리 언어가 얼마나 타락할 수 있는지 실감한다”면서 “시의 언어는 그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가 어떤 가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믿음을 발견하게 해 준다”고 했다. 숲속 나무들이 신선한 바람으로 대화하듯 아름다운 언어로 서로 소통하길 갈구하는 시인의 목마름이었다.
박성원 논설위원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서울신문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69억 빚 청산’ 이상민, 이혼 20년 만에 ♥비연예인 연하와 재혼
- “정확한 숫자로는 모르지만”…박재범, ‘재산 130억설’에 입 열었다
- 눈·뇌 적출된 채 돌아온 우크라 여기자…러시아 고문 정황
- “돈 아껴 뭐 해”…벤츠 타고 호텔 조식 즐기는 선우용여 아침
- “사랑스러워”…유승호 진심 전하자 ‘눈물’ 보인 女가수, 누구
- ‘日여성과 결혼’ 김정민, 동성애자 루머에 “차라리 날 죽여”
- “만삭 때도 공부”…美로스쿨 전액 장학금 받은 ‘최연소 아나운서’ 정체
- “이재명 이길 줄”…MBC 퇴사한 이성배, 홍준표 앞 ‘눈물’
- 김수현 측, ‘가세연’ 김세의 스토킹 혐의 추가 고소
- “여행자 속옷까지 벗기고 수용소 구금”…美 입국심사 공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