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통상장관회의의 역사적 의미 [기고]
5월 15, 16일 이틀간 제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가 개최된다. 올가을 경주에서 개최 예정인 APEC 정상회의와 함께 이번 회의는 예년과는 다른 의미를 지닌다. 국제무역질서의 혼란의 정도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특히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 이후 세계무역질서는 그 귀착점을 알 수 없는 격변 속에 있다.
이번 통상장관회의는 보호무역주의, 자국중심주의가 급격히 확산되는 상황에서 무역갈등의 주요 당사국인 미국, 중국을 포함한 아태지역 21개 회원이 모인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더욱이 APEC은 세계 GDP의 60% 이상, 총 교역량의 약 50%를 포함하는 세계 최대 경제협력체로 그 논의 결과는 큰 의미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제주 통상장관회의를, 위기에 직면한 다자체제의 복원의 계기로 활용하는 이른바 '한국 이니셔티브'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APEC이 추구했던 무역 자유화 원칙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규칙 기반 다자간 무역질서를 글로벌 공공재로 선언하고, 이 수호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고 협력한다는 원칙 선언이 필요하다. 이러한 원칙 선언만으로도 무역갈등이 증폭되는 것을 막고, 협력으로 가는 전환점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둘째, 회의 주제 중 하나인 세계무역기구(WTO) 중심 다자체제 개혁에 대한 유의미한 개혁 방향을 도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2020년 이후 APEC의 목표는 △무역과 투자 △혁신과 디지털 경제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이 더해진 3대 방향으로 확대되었다. 모든 목표가 중요하지만, 무역질서의 위기 상황이 요구하는 WTO 체제 개혁 논의의 물꼬를 터야 한다.
셋째, 회원국 간 이견이 적고 공동 이익이 있는 분야에서 구체적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 공급망 협력이 그것이다. 공급망은 APEC의 오래된 어젠다 중 하나로 기후변화, 자연재해, 팬데믹 등 공급망 불확실성의 증가, ESG 등 새로운 기준의 도입,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잠재력 등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 효율성 중심에서 복원력, 디지털 혁신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확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고 위기 발생 시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급망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기업에 있기 때문에 정부와 산업계의 상시적 대화가 제도화되고, 이를 국가 간 협력으로 확대해야 한다.
통상장관회의를 적극적으로 활용, 선진국과 글로벌 사우스 신흥국을 연결할 수 있는 한국 경제의 독특한 위상을 확인하는 한편, 공급망 협력을 통해 국제무역질서 위기의 가속화를 막고 회복으로 가는 전환점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김계환 산업연구원(글로벌경쟁력연구단)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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