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평화체제 중재는 어쩌고…미국, 가자지구서도 발 뺄 기미

미 국무, 가자지구·서안서
‘안보조정관’ 폐지 검토 중
러·우 종전 협상 ‘평행선’엔
갈등 조정 포기 의사 재강조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 배정된 안보조정관 직책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서안에서 이스라엘군과 정착민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빈발하는 상황에서 안보조정관을 없애면 해당 지역이 더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29일(현지시간) 미국·팔레스타인·아랍·이스라엘의 소식통을 취재해 루비오 장관이 안보조정관 역할을 없애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액시오스는 “지난주 국무부 내부에 배포된 상세 조직도에도 이 직책이 없었다”며 “루비오는 국무부 내 국·실과 직책을 축소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보조정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8개 회원국의 군사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팀을 이끌면서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의 안보 개혁을 지원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안보협력 및 향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중재 역할을 한다. 2005년부터 3성 장군급이 해당 직책을 맡았으며, 미국·이스라엘·PA 고위급 군·정치 인사와 접촉해 고도의 외교역량이 필요한 직책으로 평가된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끝나면 하마스 대신 가자지구 안보를 책임질 팔레스타인 병력을 구성하고 훈련하는 일도 안보조정관의 역할로 거론됐다. 액시오스는 복수의 소식통이 “가자지구 전쟁이 진행 중인 시기에 해당 직책을 폐지할 경우 서안이 더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중재에서도 손을 뗄 기미를 보이고 있다. 태미 브루스 국무부 대변인 브리핑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전쟁 당사국이 분쟁을 끝내기 위한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미국은 중재자 역할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브루스 대변인은 “어떻게 진행할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라며 “진전이 없다면 우리는 이 과정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의 발언 이후 미국이 종전 협상 중재를 그만둘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중재를 시작했다. 그러나 휴전 개시 시점에 대해 러시아·우크라이나의 말이 다르고 러시아가 휴전의 전제 조건들을 제시하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시한 종전안에 크름반도 포기 조항을 넣은 것은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만일 양측 중 한쪽이 전쟁의 종식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면 미국은 중재 노력에서 물러날 것”이라며 중재 중단 가능성을 거론했고, 루비오 장관은 지난 27일 “이번주는 우리가 이 노력을 계속할지 아니면 다른 문제에 집중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연설에서 “우리는 러시아가 외교에 나서도록 가장 강하게 유도할 수 있는 약점들을 찾고 있다”며 “대러 추가 제재와 관련해 미국과 논의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완전한 종전을 위해서는 러시아가 먼저 조건 없는 휴전에 동의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조형국·윤기은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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